사회 사회일반

[Law & Scene]檢·警 직무수행 중이라도 폭행행사땐 최대 5년 징역

<20·끝>독직폭행

인신구속 직무 행하는 공무원이

가혹행위 가하면 자격정지 처분도

피의자에 대한 고문 등 예방 차원

SBS 드라마 ‘소방소 옆 경찰서'. 진호개(김래원 분) 광역수사대 경위가 징계위원회에 출석해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SBSSBS 드라마 ‘소방소 옆 경찰서'. 진호개(김래원 분) 광역수사대 경위가 징계위원회에 출석해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SBS





경찰서 화장실. 진호개(김래원 분) 광역수사대 경위가 거울을 바라보며 독백하듯 말했다. ‘물리력을 행사해 피해자의 인권은 짓밟은 본인 처사를 깊이 반성한다’는 내용이었다. 또 ‘과거의 잘못을 반면교사 삼아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으로 쇄신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는 진 경위가 징계위원회 회부에 앞서 위원들에게 선처를 부탁하려 준비한 것이었다.

관련기사



징계위가 열리자 징계위원장은 “피의자를 인도하라는 검찰 수사관의 요구를 무시했다”며 진 경위에 대한 혐의를 하나하나씩 거론했다. 또 당시 촬영된 화면을 증거로 제시했다. 화면 속 진 경위는 “내 피의자를 왜 데려가냐”며 항의했다. 특히 검찰수사관과 이들 옆에 서 있던 남성이 “피의자라니요. 아직 상황 파악이 안되시나 보다”, “헛다리 짚었다”고 연이어 말하자 진 경위는 “개수작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화면에는 진 경위가 이들에게 달려들며 폭력을 휘두르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징계위원장은 “욕설과 함께 피의자의 안면을 1회 가격한 것을 시작으로 무차별적인 폭력을 휘둘렀다”며 진 경위에게 최후 발언을 할 기회를 줬다. 그러나 진 경위는 앞서 준비한 멘트를 말하는 듯 하다가 “위원장님, 솔직히 저 XX 진짜 나쁜X”이라며 “천하의 처죽일 X입니다. 다시 만나면 반 죽여놓을 것”이라고 외쳤다. 징계위원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등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왔고, 결국 진 경위는 광수대에서 태원경찰서로 좌천되는 처지에 놓였다.

SBS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에서 진 경위가 좌천이라는 징계를 받은 배경에는 ‘독직폭행(폭행·가혹행위죄)’이 자리하고 있다. 독직폭행이란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공무원이 폭행 또는 가혹행위를 한 때에 성립하는 범죄로 형법 125조(폭행, 가혹행위)에 명시돼 있다. ‘재판·검찰, 경찰 그 밖에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자 또는 이를 보조하는 자가 그 직무를 수행하면서 형사 피의자나 그 밖의 사람에 대해 폭행 또는 가혹행위를 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 정지에 처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또 형법 제124조(불법체포, 불법감금)에서도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거나 이를 보조하는 자가 직권을 남용해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담고 있다. 폭행이나, 강금, 불법체포 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행한 공무원을 처벌한 규정을 둠으로써 피의자 인신 구속 과정에서 혹시 모를 고문 행위가 발생치 않게 한다는 취지다. 형법에 따라 폭행·가혹행위에 대한 미수범은 처벌하지 않는다. 반면 강금·불법체포는 실제 시도했으나 이뤄지지 않더라도(미수범) 처벌한다.


안현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