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우크라 곡물 협정' 진통 끝에 4개월 연장…재연장은 '글쎄'

18일부터 120일간 ‘현행대로’

밀 2% 등 국제 곡물가는 하락

러 "요구 반영 안됐다" 불만

추가 재연장 불확실성 여전

우크라이나 곡물을 실은 시에라리온 선박이 8월 2일(현지 시간) ‘흑해 곡물 수출 협정’ 관련 조정센터가 설치된 튀르키예 이스탄불로 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우크라이나 곡물을 실은 시에라리온 선박이 8월 2일(현지 시간) ‘흑해 곡물 수출 협정’ 관련 조정센터가 설치된 튀르키예 이스탄불로 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흑해 곡물 수출 항로를 확보하는 이른바 ‘흑해 곡물 협정’이 기한 만료를 이틀 앞두고 4개월 연장됐다. 러시아가 자국의 요구 사항이 협정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추후 재연장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1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러시아·유엔·튀르키예는 18일부터 120일간 현재와 같은 내용으로 협정을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곡물·식량·비료를 안전하게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흑해 곡물 협정을 계속 추진하기로 한 이번 합의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유엔과 우크라이나는 1년 연장을 원했지만 러시아가 120일 연장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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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7월 흑해 곡물 수출 협정으로) 아프리카 등지에서 수천만 명이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또 현재 식량 가격은 우리가 식량을 수출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하면 매우 저렴해졌다”며 협정 연장을 반겼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흑해 곡물 협정에 따라 8월 1일 첫 수출이 이뤄진 이래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산 곡물과 식료품 1100만 톤이 수출됐다.

국제 곡물 가격은 연장 소식 이후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벤치마크 밀 선물 가격은 이날 2%, 옥수수 선물 가격은 1.3% 떨어졌다. 한 트레이더는 통신에 “(협정 지속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시적으로 해소됐고 적어도 4개월간은 협정이 이어진다는 뚜렷한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장 기한이 끝난 후에도 당사국이 연장에 합의할지는 미지수다. 협정의 한 축인 러시아가 자국의 요구 사항이 모두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학비료의 핵심 성분인 암모니아를 흑해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출하도록 해달라는 것이 러시아의 요구지만 이번 합의에는 담기지 않았다. 러시아는 지난달 말에도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빌미 삼아 흑해 곡물 협정의 일방 중단을 선언해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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