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최소 여성 83명 이상을 살해한 연쇄살인범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미하일 폽코프(58)는 최근 러시아 국영TV와의 옥중 인터뷰에서 "사면을 받을 수 있는 군대에 들어가는 것이 죄수들의 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데일리메일은 "폽코프는 러시아 와그너그룹의 용병 부대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운영을 맡고 있는 와그너그룹은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악명을 떨치고 있다. 이들은 죄수 중에서도 살인을 일삼은 최악의 흉악범을 주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6개월간 전투에 참여해 생존한 자는 사면한다는 조건을 내세워 죄수 수천 명이 전쟁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와그너그룹의 병력이 계속 손실돼 또다시 죄수 모집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전직 경찰관이었던 폽코프는 고향인 시베리아 안가르스크 등지에서 1992~2010년 최소 83명의 여성을 살해한 죄로 2012년 체포된 뒤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경찰 당국은 실제 피해자가 이보다 많은 200명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로 홀로 다니는 여성을 범죄 대상으로 삼은 폽코프는 18~50세 희생자들을 외진 곳에서 강간한 뒤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했다. 러시아 언론은 그를 '인간 늑대', '안가르스크 미치광이' 등으로 불렀다.
경찰 내부 사정을 잘 알던 폽코프는 20년 가까이 수사망을 교묘히 피했다. 그러나 경찰이 주로 사용하는 오프로드 차량의 흔적이 범죄 현장에서 계속 발견되고, 2012년 전·현직 경찰 3500명에 대한 DNA 검사가 이뤄지면서 결국 덜미를 잡혔다.
체포 당시 그가 아내, 딸과 함께 평범하게 살고 있던 모습은 러시아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한편 폽코프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며 "과거 무선 전자기기를 취급해본 경험이 있는데 지금도 군대에서 그 기술이 상당히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년간 내가 감옥에 있었다고 해도, 새로운 기술을 빨리 배우는 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살인·강도·절도, 마약 밀매 등의 중범죄로 복역하고 출소한 전과자들도 군 동원을 허용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이전까지 군 복무가 금지됐던 전과자 수십만 명을 징집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징집 대상에서 아동 대상 성범죄, 반역죄·간첩죄·테러 혐의자, 공무원 암살 시도와 항공기 납치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들은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