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경기의 바로미터인 철강주가 꿈틀거리고 있다. 세계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영향으로 업황 자체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큰 이유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가 급등한 만큼 신규 매수는 1분기 실적이 확인된 후 진행하라고 조언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철강주인 동국제강(001230)은 이달 들어 21.08% 급등했다. 현대제철은 13.56%, POSCO(포스코)홀딩스는 10.49% 오르며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동국제강은 10거래일 연속 상승한 후 이날도 전날과 같은 가격에 장을 마쳤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12월 12일 68년 만에 지주사 전환 및 열연과 냉연사업부 인적 분할 발표 여파로 주가가 급락했다. 분할 발표 전 1만 3450원이던 주가는 이달 2일 1만 750원으로 20% 급락했다. 하지만 업황 개선 기대감에 3일부터 열흘 동안 반등해 1만 3500원을 기록 중이다. 철강 대장주 포스코홀딩스 역시 13일과 16일 이틀 연속 상승했고 이날에는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밖에 KG스틸(016380)(9.88%), 한국철강(104700)(6.73%), 세아제강(5.41%), 대한제강(084010)(4.61%) 등 중소형 철강사들 주가도 오름세다. KRX철강지수는 이달 7.37% 올랐다.
철강주가 시동을 거는 이유는 업황 개선 기대감이 가장 크다. 철광석 가격은 16일 기준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인 톤당 126.9달러를 기록했다. 일주일 새 6%가량 뛰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주요 철강 제품인 중국 열연의 내수 가격은 전주 대비 3%, 한 달 전보다는 6.3% 상승했다. 미국 내수 열연 가격 역시 한 달 전과 비교하면 8.3% 상승했다. 유럽(7.8%), 일본(9.1%) 등 다른 국가의 열연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 회복 이후 철강 수요가 늘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된 이유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철광석 가격 단속에 나선다고 했지만 춘제 연휴를 앞두고 재고 보충 수요에 가격은 강세다. 열연 가격 역시 꿈틀거리고 있다. 철강주는 대표적인 경기민감주다. 열연이나 냉연 등 주요 제품이 경기와 연관된 자동차·소비재·건설 등의 수요에 영향을 받는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둔화되면 자연스레 소비가 늘고 철강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다만 현시점에서 추가 매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기대감으로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철강 수요 증가 확인은 중국의 3월 양회 이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철강 수요의 42%를 차지하는 건설, 즉 부동산 심리와 부동산 가격의 상승 전환이 실제 수요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 역시 지난해 4분기에 적자를 기록하고 올해 1분기에는 이익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봉형강과 후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 분기,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되나 냉연은 가전과 건설 등 전방 산업 부진의 영향으로 전 분기 수준의 판매 실적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후 올 1분기 들어서는 영업이익 2628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유진 연구원은 “철강 시장이 정말 바닥을 지나고 있는지는 중국의 춘제 이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철강사 및 유통사 재고 데이터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