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리튬 삼각지대' 국가 전략광물 지정…인니도 니켈 이어 구리 수출금지 검토

■거세지는 자원 민족주의

멕시코도 리튬 국유화법 공포

미중갈등·공급망 붕괴에 확산





“‘리튬은 우리 것(The lithium is ours)’이라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의 외침은 1938년 석유 자원 국유화 당시 멕시코 정부가 내세운 ‘석유는 우리 것(The oil is ours)’이라는 구호를 연상시킨다.”(파이낸셜타임스)



1938년 외국 석유 기업들을 국영화하며 에너지 시장의 국유화 바람을 주도한 멕시코가 최근 리튬을 국유화하는 법안을 공포했다.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멕시코는 세계 리튬 매장량의 약 2%를 보유한 세계 10위권의 리튬 매장국이다. 멕시코에 앞서 전 세계 리튬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리튬 삼각지대’에 속한 칠레와 아르헨티나가 최근 리튬을 전략광물로 지정했다. 에너지·자원 분야에서 국가의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자원민족주의’의 확산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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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공급망 위기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심화하면서 세계 각국의 자원민족주의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2000년대 이전까지는 석유·구리 등이 대상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니켈·리튬 등 핵심광물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리튬의 탐사 및 채굴권을 국가에 귀속시키는 법안을 공포하며 “리튬의 주인은 국가다. 러시아도, 중국도, 미국도 손댈 수 없다”고 강조했다.

2020년부터 니켈 원광 수출을 금지한 인도네시아는 알루미늄의 원료인 보크사이트와 구리 등의 수출을 연내 차례로 금지할 계획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원유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유사한 형태의 니켈기구 설립 의지도 밝힌 상태다.

자원민족주의가 시장에 대한 파급력 확대를 위한 ‘블록화’로 이어지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핵심광물의 안정적인 조달을 위해 한국·호주·일본 등이 참여하는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을 주도하고 있다. 국가 간 연합체를 꾸려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공급망 붕괴 우려가 높은 핵심광물 분야의 ‘탈(脫)중국’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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