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를 두고 엔터 업계 고래들의 싸움이 사실상 종료되면서 향후 SM엔터의 주가 방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카카오(035720) 측이 26일까지 공개매수를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공개매수가인 15만 원 아래에서 주가가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이번 주 선데이 머니카페에서는 막을 내린 SM엔터 경영권 분쟁, 그리고 SM엔터 주가의 방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SM엔터 두고 ‘錢의 전쟁’ 승자는 결국 카카오
SM엔터 인수전은 결국 카카오가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352820)는 플랫폼 협력을 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됐습니다. 하이브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카카오와 합의에 성공해 SM엔터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쩐의 전쟁’에서 카카오가 승리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객관적으로 현찰을 4조 원 이상 보유한 만큼 하이브 역시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해석입니다. 카카오엔터는 올 해 초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에서 1조1540억 원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이중 1차로 지난달 24일 8975억 원을 유치했고 나머지는 7월에 납입될 예정입니다. 카카오의 3분기 기준 현금·현금성 자산은 4조 5552억 원에 달합니다. 하이브의 현금흐름 및 신규차입금 등을 다 고려했을 때 동원 가능한 금액 1조 9000억 원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준입니다.
물론 하이브 역시 자금 조달은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해외 IB를 대상으로 1조 원을 조달하러 나섰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특히 하이브가 첫 번째 공개 매수 실패 후 남은 자금을 활용해 다시 한번 공개 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따져보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하이브는 지난달 10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SM엔터 공개 매수에서 총 7142억 원의 현금을 준비했는데 실제 공개매수를 통해 0.98%(280억 원)의 지분만 확보, 준비한 자금을 투입하지도 못한 채 삼성증권 계좌에 예치해놓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승자의 저주’를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이브가 대항매수에 나선 뒤 카카오가 다시 또 한번 금액을 올려 도전할 수도 있었습니다. 카카오 역시 이미 끈끈한 동맹 관계를 구축해온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화력 부대를 총동원할 수 있다는 예상도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올라도 너무 오른 SM엔터…두달 만에 주가 2배
하이브가 주당 12만 원에서 실패한 공개매수가를 카카오가 주당 15만 원으로 올리면서 SM엔터의 몸값은 10일 기준 3조5192억 원(주당 14만7800원)을 기록 중입니다. SM엔터 주가는 1월 6일 7만1700원에서 두 달 여만에 2배가 됐습니다. 시장에서는 SM엔터의 적정 몸값은 2조 5000억 원 전후라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이미 적정 몸값보다 40% 가량 높은 수준입니다.
하이브나 카카오 역시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주가가 약세를 기록 중입니다. 카카오 주가는 고점 대비 최대 3분의 1 토막이 났습니다. 카카오 주가는 2021년 17만 원을 찍기도 했으나 10일 기준 5만8100원을 기록 중입니다. 하이브 역시 2021년 말 42만 원하던 주가는 현재 56.4% 급락해 18만3700원을 기록 중입니다.
SM엔터 주가가 단기 급등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 금액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반면 공매도 금액은 급증하고 있습니다. SM엔터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9일 기준 771억 원으로 지난 3일(1340억 원) 이후 5거래일 연속 감소한 수치입니다. 하이브가 카카오와 SM엔터 지분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인 2월 8일(731억원)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반면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비중은 늘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전체 거래량의 2.93%였던 공매도 비중은 8일 4.01%로 올랐고 9일에는 7.80%까지 상승했습니다. 10일에는 4.98%를 기록 중입니다.안진아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카카오 공개매수(15만 원)에 대항해 딜이 진행될 경우 적정밸류를 넘어서는 과다출혈 경쟁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양사 모두에게 적절한 조치였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이브-카카오 전격 합의는 양사에 윈윈
하이브와 카카오의 합의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이미 적절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안진아 이베스트 애널리스트는 우선 하이브에 대해 “주주가치 증대를 우선하는 정도 투명경영을 입증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과열경쟁으로 인한 SM엔터의 적정밸류 이상 투자는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SM엔터 경영권은 인수하지 않지만 비즈니스 협력은 유효한 상황이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본업 이익 증대가 가능하다는 평가입니다.하이브는 이번 딜에서 사용하지 않은 자금을 다른 투자에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카카오 역시 SM엔터 인수를 통해 K팝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 아티스트 공동 기획 등 다방면에서 협업 및 카카오엔터 내부 사업 연계 비즈니스 확장도 가능합니다. 웹툰과 웹소설, 미디어, 콘텐츠 제작의 수직 계열화가 가능한 상황인 만큼 엔터업에 대한 추가 투자 가능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음반과 음원 제작 및 유통 등을 영위 하는 뮤직 비즈니스 부문을 한 층 더 강화할 수 있고 내수 플랫폼 산업에 국한된 비즈니스를 해외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분석입니다.
공개매수는 계속 주가 방향은…15만 원 선 유지될까
이제 관건은 SM엔터의 주가가 어느 방향으로 갈지 입니다.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단기간에 급락할 가능성이 상존합니다. 실제로 앞서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SM엔터 주가와 관련해 어느 한쪽이든 승기를 잡게 된다면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금융 당국도 하이브와 카카오 간 SM엔터 경영권 분쟁이 자본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분쟁에서 한쪽이 전격적으로 빠질 경우 SM엔터 주가는 급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밝힌 만큼 주가가 15만 원 인근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지난 7일부터 26일까지 1주당 15만원에 에스엠 주식 35%(833만3641주)를 공개매수하고 있습니다. 총 1조2516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현행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일단 공개매수를 시작하면 대항공개매수(공개매수에 대항하는 다른 공개매수)가 나오거나, 공개매수 당사자가 사망·파산·해산하는 경우에만 이를 중단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카카오와 하이브가 협상안을 도출한다고 해도 공개매수를 임의로 중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카카오는 26일까지 공개매수는 그대로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공개매수가 진행되는 동안 만약 SM엔터 주가가 10만 원을 기록한다면 장중에서 매수해 공개매수에 응하면 양도세를 고려하지 않았을 때 주당 5만 원의 수익을 남길 수 있습니다. 즉 투자자들은 SM엔터 주가가 하락하면 매수 기회로 판단 할 수 있습니다. 주가가 하락하면 샀다 오르면 파는 등의 움직임에 변동성은 커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보통 테마주는 테마가 소멸되면 주가가 급락합니다. 최근 국민의 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의원 영향으로 안랩(053800) 주가가 단기간 급등했다 급락한 것이 대표적이죠. 하지만 공개매수라는 일종의 지지선이 형성된 만큼 이번에는 주가가 급락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