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1주년을 맞은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대화라고 하는 것은 정치인에게 있어서 일종의 의무와도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취임 후 1년 넘게 영수회담을 열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는 박광온 원내대표 등 지도부도 함께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이 직무 시 야당 사무실을 방문한 일을 회고하면서 당시 여야정 상설협의체 구성에 합의한 얘기도 했다”며 “대화가 없으면 정치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당내 통합도 당부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이) 최근 국내외로 어려운 사정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데 민주당이 단합하고 더 통합하는 모습으로 현재의 국가적 어려움들을 타개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며 “민주당이 과거의 역동성을 회복해 젊은 층들에게 더 사랑받는 정당으로 변하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문 전 대통령 앞에서 손을 잡으며 통합 의지를 보였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이 지난달 말 문을 연 ‘평산책방’에서 직원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문 전 대통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추천한 ‘아버지의 해방일지’ ‘같이 가면 길이 된다’ ‘한국과학문명사 강의’ ‘기술의 충돌’ 등 네 권의 책을 구매했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 예방에 앞서 대구시청을 방문해 홍준표 시장과도 면담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홍 시장은 “윤석열 정권은 대부분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있다. 민주당에서 좀 도와줘야 나라가 안정된다”면서 “민주당은 거대 야당이다. 민주당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을 풀어 나가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도 “원칙과 상식이 관철되면 좋은데 잘 안 돼 문제”라며 “국민의힘 원로시니 그런 말씀을 한 번씩 해주시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대구시당에서 열린 최고위에서도 “윤 대통령은 지난 1년 내내 전임 정부 탓, 야당 탓만 하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4년 국정 역시나 지난 1년의 실패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총리와 내각의 대대적 쇄신을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