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숨진 남편을 애도하며 동화책까지 펴낸 미국의 작가가 9년 동안 남편에게 몰래 치사량의 펜타닐을 먹여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가 뒤늦게 드러나 재판에 넘겨졌다.
9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유타주(州) 파크시티에 사는 세 자녀의 엄마 코우리 리친스(33)는 그간 동화책 작가로 지역 사회에 얼굴을 알렸다.
그는 올해 3월 ‘나와 함께 있나요?(Are You With Me?)’를 펴내고 현지 방송에도 출연해왔다. 이 책은 지난해 3월 남편이 집에서 숨진 지 1년 만에 발간된 것이다.
리친스는 이 책에서 세 아들이 세상을 떠난 아빠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위로하면서, 어린이 독자들에게 소중한 이들을 잃은 슬픔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알려주고 싶다고 홍보했다.
그러던 중 책이 발간된 지 두 달 만인 지난 8일, 부인 리친스는 남편을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수사 당국은 리친스가 남편에게 9년에 걸쳐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먹였으며, 사망 직전에도 치사량을 투입한 것으로 보고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부검 결과에 따르면 남편의 시신 체내에서 검출된 펜타닐은 치사량의 5배에 달했으며, 이는 입으로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리친스는 지인으로부터 지난해 2월 11일 ‘펜타닐 15~30정’을 900달러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월 26일에는 더 많은 약을 위해 지인에게 연락했다.
그간 리친스는 집에서 저녁 시간을 함께 보낸 남편이 새벽에 차갑게 식은 채 발견됐다며 충격과 슬픔에 빠진 부인 행세를 해왔다.
리친스의 진술에 따르면 지난해 3월 3일 저녁 9시쯤 그는 부동산 중개 사업이 잘 풀린 것을 자축하며 침실에서 남편과 함께 보드카 칵테일인 ‘모스크바 뮬’을 마셨다. 이어 아이들을 재우느라 자리를 비웠다 4일 새벽 3시쯤 돌아와 보니 남편이 “차가워진 채로 누워 있었다”며 직접 당국에 신고했었다.
리친스는 8일 구속돼 오는 19일 법원 심리를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