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상반기 0%대 저성장 경고…이젠 경제 살리기 속도 내라


우리 경제의 상반기 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1.8%에서 1.5%로 낮추면서 상반기 성장률을 1.1%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다. 하반기 성장률도 2.4%에서 2.1%로 내렸다. 그나마 반도체 경기 호전과 중국 리오프닝 효과를 전제로 한 전망치다. KDI는 올해 성장률이 1%대 초반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열어뒀다. 5월 들어서도 반도체 수출 부진과 중국 수요 둔화가 이어지고 있어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다. 관세청에 따르면 5월 1~10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하면서 14개월 넘게 무역수지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된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94억 달러를 넘었다.



민간 소비 덕에 버티는 내수도 불안하다. 심상치 않은 가계 부채 급증이 암초다. 고금리의 와중에도 지난달 은행 가계 대출은 1년 5개월 만에 최대 폭인 2조 3000억 원 증가했다. 세수 부족으로 관리재정수지는 올 1분기에만 연간 예상 적자액의 90%가 넘는 54조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미국발 금융 불안, 중국의 경제 보복 등 잠재 리스크까지 고려하면 우리 경제는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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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2년째를 맞은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에 정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때마침 11일 윤 대통령은 ‘코로나 엔데믹’을 선언하고 3년 4개월 만의 완전한 일상 회복을 알렸다. 앞으로 정부 능력에 대한 국민 평가는 오롯이 경제 성과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 대통령도 “2년 차 국정은 경제와 민생 위기를 살피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면서 “속도를 더 내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제는 경제 살리기 속도전을 펴야 할 때다. 국민들이 정부의 경제 활성화 의지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경제팀은 바짝 긴장해 한국 경제를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놓을 비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약속을 조속히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규제 혁파와 노동 개혁, 세제·예산 지원 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제조업 위기를 타개하고 성장 동력을 재점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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