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12일 전기요금 인상을 앞두고 서울 여의도 남서울지역본부 매각 등 총 25조 7000억 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놓았다. 기존 20조 1000억 원 규모의 재정 건전화 계획에 추가로 5조 6000억 원이 더해진 것이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이날 스스로 물러나 한전은 사장대행 체제(이정복 경영지원부사장)로 전환된다. 한국가스공사도 이날 15조 4000억 원의 자구책을 발표했다.
한전은 이날 오전 나주 본사에서 ‘비상경영 및 경영 혁신 실천 다짐 대회’를 열고 총 25조 7000억 원에 이르는 최종 자구안을 공개했다. 당정이 3월 31일 전기요금 인상 결정을 잠정 보류하고 한전에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주문한 지 42일 만에 나온 결과물이다.
핵심은 5조 6000억 원 규모의 자구안이 추가된 것으로, 한전은 2026년까지 총 25조 7000억 원의 재무 개선을 꾀하게 된다. 세부적으로는 △전력 설비 건설 시기·규모 이연·조정(1조 3000억 원) △구입 전력비 절감(2조 8000억 원 ) △시설부담금 단가 조정 등 수익 확대(3000억 원) 등이 담겼다. 남서울본부, 한전아트센터 등 추가 자산 매각 및 임대와 지역사업소 재편(234개→170여 개), 한전 3급 이상(전력그룹사는 2급 이상) 임직원의 임금 인상분(1.7%) 전액 또는 일부 반납도 포함됐다. 정 사장은 추가 자구안을 발표한 직후 “오늘 자로 한전 사장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지난달 28일 정 사장에게 방만 경영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고 처음 요구한 지 2주 만이다.
한편 한전은 올 1분기에 6조 1776억 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7조 7869억 원)와 비교해 적자 폭은 줄었지만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증권가 전망치인 5조 2990억 원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