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한전 차기 사장은 가시밭길…에너지정책 이해 높은 외부인사 발탁 가능성

노조 반발 무마·경영정상화 필요에

그립 강한 관료 출신 임명할 수도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2일 사임하면서 한전은 수장 없이 비상경영 상황을 타개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예정된 2분기 전기요금 소폭 인상에도 당분간 한전의 경영 사정이 나아지기는 어렵고 임금 동결 과정에서 노조의 반발이 거센 만큼 다음 사장의 앞날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정 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한전은 국민 경제 부담을 완충하는 역할과 함께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불철주야 소임을 다해왔다”면서도 “전기요금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부담을 드리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오늘부로 사장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2021년 5월 한전 사장에 임명된 지 2년 만이다. 그동안 여권은 한전의 경영난에 정 사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해왔다. 태양광 사업 비리 의혹, 한국에너지공대(한전공대) 감사 은폐 의혹 등이 제기되며 공격은 더욱 거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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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와 에너지 업계에서는 정 사장의 사의 표명이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교체와 맞물린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탈원전, 이념적 환경 정책에 매몰돼 새로운 국정 기조에 맞추지 않고 애매한 스탠스를 취한다면 과감하게 인사 조치를 하라”고 지시하고 하루 뒤인 10일 산업부 2차관으로 강경성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을 임명했다. 관가의 한 관계자는 “관료 출신인 정 사장이 여의도의 공격은 버텨도 대통령의 공개 발언과 차관 교체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겠나”고 말했다.

차기 한전 사장 선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임 사장은 한전의 경영 상황을 개선해야 할 뿐 아니라 전 정권의 탈원전 정책도 도려내야 한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자리인 만큼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전은 앞서 이명박 정부 시절 LG전자 출신인 김쌍수, 현대건설 출신인 김중겸 사장을 영입했던 바 있다.

정부가 원전 드라이브, 한전 경영 정상화 등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그립이 강한 외부 인물을 중용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관료 출신 인사가 임명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종=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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