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손해보험사들이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삼성화재가 6000억원대 순이익을 내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새 회계제도 도입에도 순위 변동 이변은 없었지만 메리츠화재가 두각을 나타냈다.
12일 삼성화재는 신회계제도 기준으로 올해 1분기 연결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7% 성장한 6127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회계제도 변경으로 인해 과거 공시 실적과 단순 비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구 회계제도 기준의 전년 동기 4481억원 대비 36.7% 증가한 수치다. 세전이익은 8593억을 기록했다. 이 중 1분기 보험손익은 6148억원으로 전년 동기비 20.8% 늘었고, 투자손익은 238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2.8% 성장했다.
장기보험은 보험손익 4209억원으로 전년 동기비 38.9% 증가했다. 미래 수익의 원천이 되는 CSM 규모는 올해 1분기말 12조 3501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1488억원 확대됐다. 또 경쟁력 있는 신상품 출시와 세만기, 무해지 등 고CSM 상품 중심의 판매 전략으로 월 평균 보험료와 환산 배수를 개선해 1분기 신계약 CSM은 6783억원을 기록했다.
DB손해보험은 장기보험 손해액 증가 등 여파로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다. DB손해보험에 따르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4060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2% 감소한 5332억 원이었다. DB손보 관계자는 “상해, 2대진단비(뇌·심장), 호흡기질환 등 장기보험 손해액이 예상보다 늘었다”며 “고금리에 따른 미래현금흐름(BEL) 이자부리 증가로 보험금융비용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DB손보는 앞서 손보업계 1위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메리츠화재는 1분기 당기순이익이 40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4.1% 증가한 5546억원, 매출은 17.7% 증가한 2조7309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와 DB손해보험과 당기순이익 격차는 13억원에 불과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지속적으로 추진했던 '가치성장' 중심의 경영방침에서 비롯됐다”며 “양질의 신계약 확보를 통한 수익성 중심의 매출 성장에 매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대해상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33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7.4% 증가한 4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한 443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것은 일반, 장기, 자동차보험 모두 수익성이 나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반보험에서 일부 고액사고건과 호흡기질환 확산으로 인해 실손 손해액이 증가했고, 자동차보험도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과 함께 사고율이 증가하면서 손해액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