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의원 코인 투자 전수조사 통해 ‘이익공동체’ 의혹 밝혀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수십억 원대 암호화폐 보유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도덕성 문제를 넘어 불법 혐의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새로운 코인 보유 사실과 함께 국회 회의 중에도 거래한 의혹이 드러났다. 특히 게임 업체 등이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입법 로비를 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이슈로 등장했다. 한국게임학회가 “업계와 국회의원들의 이익공동체가 의심된다”고 주장한 데 이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12일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P2E 코인 입법 로비가 있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해 5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 청문회, 11월 이태원 참사 관련 국회 법사위원회 회의 도중 수차례 암호화폐 거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코인 지갑에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1400건이 넘는 거래 내역이 포착됐다. 김 의원은 위믹스·마브렉스·클레이페이 토큰 등 게임 코인 외에도 대체불가토큰(NFT) 프로젝트인 ‘메타콩즈’에도 4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진상조사단을 꾸려 김 의원 코인 투자의 법령 위반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김 의원에 대한 윤리 감찰에도 착수했다. 이재명 대표의 지시로 진행되는 윤리 감찰은 국회 회의 도중 암호화폐 거래를 한 의혹 등 품위 손상 문제를 다루게 된다. 민주당 청년최고위원들은 이날 “당사자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촉구했으나 김 의원은 “하늘에서 떨어진 돈, 굴러 들어온 돈은 하나도 없다”면서 결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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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직자의 가상자산 재산 등록을 의무화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뒷북 입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발 방지책 마련이다. 한국게임학회는 “P2E 게임에 대한 허용 요구가 지난해부터 국회를 중심으로 계속 분출했다”고 전했다. 여야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투자 내역 조사를 철저히 진행하지 않으면 유사 사태 재발을 막기 어렵다. 특정 업계가 발행한 코인에 매수된 의원이 코인 가격의 급등을 노리고 입법권을 악용하는 ‘이익공동체’가 실제로 있었다면 결코 좌시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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