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포털 본래의 역할로 돌아가고 공정성·중립성 지켜라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뉴스 제휴 심사와 관리를 담당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새로운 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포털이 운영하는 임의 기구가 언론사를 심사하는 기형적 제평위 제도는 2015년 출범한 지 7년 만에 존폐 기로에 섰다. 제평위는 민간 자율 심의·규제를 명분으로 포털에 입점할 언론사를 고르거나 벌점을 매겨 퇴출시키는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정성 평가가 80%에 달해 심사위원의 자의적 판단에 휘둘린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제평위 운영위원회는 진보·좌파 성향의 시민·언론단체 위주로 구성돼 편향성 논란에 휘말렸다. 최근에는 한국지역언론학회·한국여성민우회·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까지 추가해 18개 단체가 참여하는 ‘제평위 2.0’ 체제를 출범시키려 했다. 이에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등은 “좌편향”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더욱이 포털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유사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조회 수 경쟁과 여론 조작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드루킹’ 같은 일부 세력이나 사이비 언론 등이 포털에서 여론을 왜곡해 선거에 악용하는 폐단이 재연될 수 있다. 포털이 여론 조작을 방치해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흔드는 행태이다. 또 포털은 자정 기능을 상실하고 가짜 뉴스와 거짓 정보를 유통시켜 건전한 여론 형성을 방해하기도 했다. 가짜 뉴스가 신속히 걸러질 수 있도록 유통 채널을 개혁하고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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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포털은 언론사가 만든 기사 등을 활용해 경제뿐 아니라 선거를 비롯한 정치에서 언론보다 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을 받는 포털을 개혁해 공정성과 중립성·투명성을 지키도록 만들어야 할 때다. 포털은 이제라도 뉴스 편집 권한을 내려놓고 본래의 검색 기능에 집중하는 게 옳다. 특정 포털이 뉴스 유통을 독점하는 ‘공룡’이 되는 것을 막으려면 당국도 독과점 방지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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