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암바토비 광산






아프리카 동부 인도양의 섬나라인 마다가스카르에는 암바토비 광산이 있다. 세계 3대 니켈 광산으로 연간 니켈 생산량만도 4만 7000톤에 달한다. 니켈은 산업의 귀금속으로 불리는 값비싼 광물로 부식이 발생하지 않는 스테인리스 철강 제품 생산에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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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광물자원공사(현 한국광해광업공단)는 2006년 1조 4000억 원을 투자해 광산 지분 22.5%를 인수했다. 이후 자금난에 허덕이던 캐나다의 주주사인 ‘셰릿’의 지분까지 떠안아 지분율은 38.17%까지 높아졌다. 지분 투자로 인해 광물자원공사는 나머지 한국기업 컨소시엄과 함께 광물 생산량 50%를 처분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 광물자원공사는 광산 개발 지연과 다른 개발 사업의 적자가 겹치면서 2016년에 자본 잠식 상태로 전환됐다.

결국 문재인 정부는 자원 개발을 ‘적폐’로 규정한 뒤 암바토비 광산 등 26개 해외 자산의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급기야 광물자원공사의 해외 자원 개발 기능을 없앤 뒤 광해광업공단과의 통폐합을 결정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 확산과 니켈 가격 급등에 암바토비 광산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 니켈 수요처가 철강 제품 생산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전기차용 배터리에서 니켈은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는 에너지원으로 배터리 원가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광해광업공단이 최근 국내 전기차용 배터리의 양극재 생산 기업에 니켈 300톤을 처음으로 공급했다고 밝혔다. 대(對)중국 니켈 의존도가 99%를 넘는 상황에서 우리가 지분을 소유한 광산에서 채취한 니켈을 들여온 것은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공기업과 민간의 해외 자원 개발 지원 확대 방안을 내놓으며 자원 공급 기지 구축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자원 개발은 탐사와 개발·생산까지 수십 년이 소요되는 장기적 사업인 만큼 정부와 민간이 원팀을 이뤄 자원 안보 관점에서 일관된 자세로 추진해야 한다.


김상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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