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이 ‘청년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2030 MZ세대 마케팅 강화에 나선다. 청년 브랜드 ‘0(영·Young)’ 적용 대상을 30대 중반까지 확장한 데 이어 TF 구성으로 젊은층 공략에 힘쓰겠다는 전략이다. MZ 대상 마케팅은 최근 들어 SK텔레콤은 물론 통신 3사 전반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알뜰폰의 성장세로 20대 가입자 유입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이통 3사는 내달부터 데이터 제공량을 대폭 늘린 5세대(5G) 이동통신 신규 청년요금제를 선보이며 치열한 ‘MZ 유치전’에 나선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연초부터 만 34세 이하 가입자 대응을 위한 ‘청년 TF’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청년 TF는 0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청년요금제 출시에 따른 MZ 가입자 유치를 위한 특별 조직이다. 청년 가입자 유치를 위해 보다 진정성 있는 접근에 나서자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의 의지에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청년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마케팅 역량을 결집한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0은 2018년 SK텔레콤이 신설한 브랜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0 적용 범위를 기존 13~24세에서 13~34세로 넓히며 MZ세대 전반을 공략하고 있다. 선두 업체인 SK텔레콤 뿐 아니라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도 각각 ‘Y’와 ‘유쓰’ 등을 선보이며 청년 대상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시대를 풍미한 TTL(SK텔레콤), Na(KT), 카이(LG유플러스) 등 20대 전용 브랜드가 부활한 것이다.
이통 3사의 ‘청년 공략’ 의지는 5G 신규 요금제에서도 드러난다. 이통 3사는 5G 신규 중간요금제를 선보인 데 이어 SK텔레콤은 내달 1일, KT는 같은달 2일, LG유플러스는 7월 3일 각각 5G 청년요금제를 내놓는다. 5G 신규 중간요금제가 기존 요금을 세분화한 데 그친 반면 5G 청년요금제는 일반 요금제보다 데이터 제공량을 20%에서 2배까지 늘렸다. 멤버십 외 추가 혜택도 제공한다. 한 단계 더 저렴한 요금을 내도 기존과 같거나 그 이상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어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이통 3사가 청년 혜택을 늘리는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알뜰폰 견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국민 모두가 이동통신 회선을 가지게 되면서 2000년대 초반까지 ‘신산업’이던 이통산업은 전기·수도와 같은 기간산업처럼 인식되고 있다. 시장 규모를 더 키우기 힘든데다 청년 세대는 이통사 간 통신 품질이나 브랜드 이미지에 따른 ‘서열' 인식도 옅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010 번호 도입 후 첫 회선을 개통한 MZ세대는 각 이통사가 쓰던 011과 018, 019가 지닌 브랜드 이미지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면서 “각사가 차별화된 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해 MZ를 상대로 마케팅을 강화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알뜰폰 약진에 따른 견제 의도도 있다. 20대는 스스로 요금제를 선택해 비용을 내는 만큼 저렴한 요금을 찾아 알뜰폰을 선택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세대다. 알뜰폰 플랫폼 모요의 올 1월 연령별 가입자 비중은 20대가 35%로 가장 높고, 30대도 33%에 달한다. 20대는 곧 가족과 세대 분리 후 인터넷·IPTV 신규 회원이 될 ‘미래 장기 가입자’이기도 하다. 이동통신·인터넷·IPTV 결합 가입자 증가에 따른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원하는 통신사에게 20대를 포기할 수 없는 고객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