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테크

[단독] 토스뱅크 최대 4000억 유상증자 추진…전세대출 상품 실탄 마련

납입자본금 1.6조 → 2조원 확대

하반기 담보대출 상품 출시 예정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최대 4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설립 후 여덟 번째 유상증자로 이번에 확보하는 자금을 발판 삼아 올 하반기 전세자금대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붙일 계획이다.

19일 금융권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유상증자를 통한 투자금 유치를 위해 최근 주관사 선정을 마쳤다. 이번 증자로 올해 하반기 내에 2000억~4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새로 조달하는 게 목표다. 토스뱅크 사정에 밝은 한 투자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기업들 중 재무적투자자(FI)뿐 아니라 전략적투자자(SI)들도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20여 곳의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최종적으로는 5곳 내외로 투자자가 좁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스뱅크가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은 이번까지 벌써 여덟 번째다. 자본금 2500억 원으로 출발한 토스뱅크의 총납입자본금은 현재 1조 6500억 원까지 늘었다. 이번 증자 이후 납입자본금은 2조 원 수준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증자가 마무리되면 토스뱅크의 대출 여력도 더 커진다. 토스뱅크의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8조 4712억 원에서 올 3월 말 9조 3000억 원으로 3개월 사이 1조 원 가까이 늘어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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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가 또 한 차례 자금 조달에 나서는 데는 특히 전세자금대출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토스뱅크는 올 하반기 첫 전세대출 상품을 시작으로 담보대출 상품을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은행권이 통상 자본금의 10~15배 규모로 대출을 일으키는 점을 고려하면 토스뱅크는 명목상 최대 6조 원 규모의 대출 여력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담보대출 시장으로 발을 넓힐수록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토스뱅크는 그간 가계신용대출과 소상공인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자산을 늘려왔다. 두 상품은 여신 규모를 빠르게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부실 가능성이 함께 따라붙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특히 토스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은행은 당국의 권고에 따라 중저신용 대출을 매년 늘려야 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토스뱅크의 경우 올 1분기 기준 42.06%인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연말까지 44%로 높여야 한다. 이에 건당 규모가 크고 담보가 확실한 전세자금대출을 늘려 전체 대출 자산의 안정성을 꾀한다는 게 토스뱅크의 구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뱅크는 출범 후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는데 올 하반기부터 담보대출 비중을 빠르게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광주은행을 비롯한 지방은행과 공동 대출 사업도 구상하고 있는 만큼 추가로 필요한 돈을 확보하고자 증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거래가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신규 대출을 찾는 수요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추이를 보면 올해 3월과 4월에는 전월 대비 2조 3000억 원, 1조 7000억 원 줄었는데 지난달에는 6000억 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절대 대출액은 줄고 있지만 감소세는 둔화하는 모양새다.

늘어난 대출 여력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토스뱅크는 올 1분기 1120억 원의 순익을 내면서 지난 한 해 벌어들인 순이자이익(2174억 원)의 절반을 한 분기 만에 넘어섰다. 은행의 경쟁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전년 동기 -0.21%에서 올해 1분기 1.76%로 개선됐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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