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2금융

새마을금고 부실채권 매각기관 유암코까지 확대…재예치 땐 비과세 그대로

■뱅크런 긴급 진화…'범정부 대응단' 모니터링 강화

"중앙회, 상환준비금 등 77조 보유" 지급 여력 강조

금고간 합병해도 5000만원 초과 원금·이자 보장

행안 차관, 직접 지역금고 찾아 정기 상품 가입

한창섭(왼쪽 세 번째) 행정안전부 차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새마을금고 건전성 관련 관계 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한창섭(왼쪽 세 번째) 행정안전부 차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새마을금고 건전성 관련 관계 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마을금고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다급히 진화에 나섰다. 범정부 대응단을 구성하는 것은 물론 고객들이 새마을금고에서 중도 해지한 예적금을 재예치할 경우 기존 약정이율을 복원하고 비과세 혜택을 유지해주기로 했다.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까지 직접 서울의 한 지역 금고를 방문해 정기예탁금 상품에 가입하는 등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한 차관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새마을금고 건전성 관련 관계 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새마을금고 회원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은 안심하시기 바란다”며 “새마을금고 예수금 동향을 실시간으로 밀착 모니터링하고 위험 요인에 대해 적극 논의·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부실 대출 문제로 이달 22일 인근 금고와 합병되는 남양주동부새마을금고에서 예금 인출 사태가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한 차관은 “일부 금고가 인근 금고와 합병되더라도 고객의 모든 예금은 보장된다”며 “예적금이 5000만 원을 초과해도 합병한 금고에서 원금과 이자를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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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의 지급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상환준비금 등 총 77조 3000억 원을 보유하고 있고 예금자보호준비금도 2조 6000억 원을 갖췄다. 한 차관은 “유사시 컨틴전시 플랜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한편 필요시 정부 차입 등을 통해 충분한 유동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새마을금고에서 예금을 빼간 고객이 재예치하면 비과세 혜택을 유지하고 기존 약정이율을 복원해 주기로 했다. 현재는 예적금을 중도 해지하면 비과세 혜택은 물론 약정이자도 받을 수 없다. 정부는 2011년에도 2개월 만에 새마을금고의 수신 잔액이 4조 원가량 줄어드는 등 뱅크런 우려가 제기되자 이 같은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현재는 2011년만큼 예금이 빠진 것은 아니지만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 선제적으로 이 같은 조치를 취하려는 것”이라며 “이달 1~6일 예적금을 해지한 고객이 14일까지 재예치를 신청하면 최초 가입 조건과 동일한 요건으로 계좌를 복원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에서는 새마을금고의 부실채권(NPL) 매각 기관을 연합자산관리(UAMCO·유암코)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새마을금고중앙회 손자회사인 MCI대부 매입 재원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을 통해 총 1조 2000억 원 규모의 NPL을 매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NPL 매각 통로를 확대해 신속하게 연체 채권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 차관은 “금융 감독 당국은 새마을금고의 연체 채권 정리를 위해 다양한 채널을 확보, 새마을금고가 대규모 매각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 차관은 뱅크런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교남동새마을금고를 방문해 거치식 정기예탁금 상품에 가입하고 이질남 교남동새마을금고 이사장 등 현장 관계자들과 만나 어려움을 청취했다. 이 이사장은 “저희 금고는 6월 30일 자로 연체율을 거의 5%로 낮췄다”면서 “다른 금융권 연체율도 3~4% 정도인데 마치 새마을금고가 곧 부도가 나서 쓰러지는 것처럼 알려졌다”며 답답해했다. 이에 한 차관은 “이자율 상승이나 경기가 안 좋아 금융권 전반에서 연체율이 올라간 것도 사실”이라며 “새마을금고의 건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새마을금고에서 충분히 안내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여전히 일부 새마을금고에서는 예금 인출 사태가 이어지고 있어 정부가 “문제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남양주동부새마을금고 호평지점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수십 명의 고객이 예금을 찾기 위해 긴 줄을 이뤘고 전국 지역 금고에는 금고별 연체율 현황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백주원 기자·윤지영 기자·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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