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TSMC, 고급 칩 결합 분야 약진 "패키징 매출 53억弗…30% 껑충"

프리스마크 '2022 리포트'

반도체 후공정 점유율 3위 등극

빅테크 협력…독자 생태계 형성

삼성, AVP팀 신설하며 추격

이재용(왼쪽 두 번째) 삼성전자 회장이 올 2월 회사의 천안 사업장 최첨단 패키징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이재용(왼쪽 두 번째) 삼성전자 회장이 올 2월 회사의 천안 사업장 최첨단 패키징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TSMC가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 대세로 떠오른 고급 칩 결합 분야에서 매섭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세계적인 반도체 ‘빅테크’ 기업과 협력 사례를 쌓고 독자 생태계를 형성하면서 기술 수준을 업그레이드하는 모습이다. TSMC 파운드리(칩 위탁 생산) 기술을 바짝 뒤쫓고 있는 삼성전자도 이 분야에 집중 투자하면서 기술 격차 좁히기에 나섰다.

16일 반도체 후공정 분야 시장조사 업체 프리스마크가 올 5월 발간한 ‘2022년 반도체와 패키징 리포트’에 따르면 TSMC의 반도체 후공정 서비스 분야 매출은 지난해 53억 달러(약 6조 8370억 원)를 기록했다. 2021년 매출인 41억 달러보다 29.27%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오르는 추세다. 2021년 이 시장에서 8.7%였던 TSMC의 점유율은 지난해 10.6%로 상승했다. 패키징만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들을 제치고 대만 ASE, 미국 앰코테크놀로지에 이어 3위다. 매출 상위 15개 후공정 업체 순위에 든 전(前)공정 파운드리 업체는 TSMC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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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가 후공정 분야에서도 고급 기술로 분류되는 ‘알짜’ 패키징 기술 분야에 집중 투자한 것이 결실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패키징은 칩을 외부 열과 오염에서 보호하기 위해 포장하는 공정을 말한다. 최근 반도체 업계는 이 분야에 주목한다. 미세 회로 구현이 한계에 다다르자 서로 다른 성격의 칩을 이어붙여 마치 한 개의 반도체처럼 움직이게 하는 고급 기술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지능(AI)·자율주행 등 복잡한 연산이 많이 필요한 첨단 반도체 시장에서 각광받는다.

TSMC는 2016년 고급 칩 결합 기술로 애플의 A7 칩 생산 물량을 ‘싹쓸이’ 수주한 적이 있다. 이후 엔비디아·AMD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정보기술(IT) 업체들과 협력하면서 수준 높은 패키징 공정 사례를 쌓고 있다. ‘3D 패브릭 얼라이언스’라는 생태계를 구축해 TSMC 중심의 패키징 표준 마련과 리더십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TSMC의 파운드리 라이벌인 삼성전자는 프리스마크가 집계한 후공정 회사 톱15에 오르지 못했다. 패키징 설비를 갖춘 온양·천안 사업장에서는 주로 자체 메모리와 시스템 패키징 물량을 소화하고 고객사 상대의 후공정 매출 규모는 크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과 연계해 패키징 서비스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어드밴스드패키징(AVP) 사업팀도 꾸렸다.

TSMC가 2016년 애플을 상대로 재미를 봤던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징(FOWLP) 공정도 올 4분기부터 양산에 도입할 예정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파운드리 포럼에서 “미세화 공정으로는 비용 절감과 칩 면적 축소에 한계가 있어 첨단 후공정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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