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 피의자 최윤종(30)이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그가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본 뒤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봉준 여성아동범죄조사2부장)은 최씨를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12일 구속기소 했다.
최씨의 휴대전화에서는 범행 이틀 전부터 '용기 있는 자가 미녀를 차지한다', '인간은 기회를 잡아야 해'라는 등 범행을 다짐하는 메모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 최씨는 최근 발생한 살인 관련 기사를 다수 읽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5월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해 의식을 잃게 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보도를 본 뒤 피해자를 기절시킨 뒤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곳에서 범행하기로 계획했다고 검찰에서 최씨는 진술했다. 검찰은 최씨가 4개월 전부터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밝혔다.
범행도구로 사용하기 위해 올해 4월 인터넷 쇼핑몰에서 너클을 사고 장기간 CCTV가 없는 장소를 물색한 뒤 여러 곳을 범행 장소 후보지로 정해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범행 장소도 후보지 중 한 곳이었다.
최씨는 범행 장소가 있던 등산로를 수십회 답사했고 범행 전 6일간 두 차례 찾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최씨는 지난달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생태공원과 연결된 목골산 등산로에서 A씨를 성폭행하려 철제 너클을 낀 주먹으로 무차별 폭행하고 최소 3분 이상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성폭행 시도는 미수에 그쳤다.
A씨는 현장에서 약 20분간 방치됐다가 맥박과 호흡, 의식이 없는 상태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발견돼 이틀 뒤 숨졌다. 최씨는 경찰관이 A씨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순간에도 갈증이 난다며 물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무직으로 게임커뮤니티에 짧은 게시글을 쓰는 것 외에는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하는 등 사회성이 결여된 최씨가 성폭행 관련 기사를 보고 성적 욕구를 해소하려 범행에 나섰다고 진단했다.
검찰은 최씨가 심신미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최씨에 대한 대검찰청 임상심리평가에서는 '지적장애에 해당하는 인지적 결함은 없고 자기 조절력과 충동 통제가 저하된 상태에서 원초적인 욕구와 성관계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하고자 욕구 충족 방식으로 행동화한 것이 사건 발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검찰은 "적극적인 공소 유지로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일상을 위협하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성폭력 범죄, 모방범죄에 대해서 엄정 대처함과 동시에 유족의 형사 절차상 권리 보장을 비롯한 피해자 보호·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