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고가 수입차 람보르기니를 주차하다가 다른 차주와 시비가 붙자 흉기로 위협한 30대 남성이 경찰 체포 당시 바닥을 기어다니는 이상 행동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그는 남성과 다투기 전 인근 병원에 다녀온 정황이 드러났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30대 남성 A씨는 전날 오후 4시3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도로에서 람보르기니 차량을 주차하다가 시비가 붙은 상대방을 흉기로 위협하고 달아난 혐의(특수협박)를 받는다. 그는 경찰 검사 결과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시비가 붙기 전 영상에서 A씨는 도저히 몸을 가눌 수 없는지 비틀대는 모습이다. 급기야 엎어진 그는 바닥에 주저앉고 엉금엉금 기다가 몸을 부르르 떨기도 했다.
A씨는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 필로폰·MDMA(엑스터시)·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그는 체포된 후에도 약물에 취해 있어 한동안 조사받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의 행적을 파악한 결과 그가 사건 전 병원을 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채널A는 보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본인도 병원에 갔다고 진술했다"며 "병원을 상대로 마약 투약이 이뤄졌는지 확인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는 A씨가 서울지하철 압구정역 인근에서 약물에 취한 채 롤스로이스를 몰다가 행인을 치어 중태에 빠뜨린 신모(28·구속기소)씨와 선후배 사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마약 투약 경위, MZ 조폭 연루 의혹, 신씨와의 관계 등을 조사한 뒤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A씨는 이날 오후 4시3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도로에서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었다. 그가 전화로 “차를 빼라”고 요구하자 다른 차량 차주인 B씨는 “너는 어딘데 여기에 차를 대냐”고 맞섰다. 이에 A씨는 현장에 온 B씨에게 허리춤에 있는 회칼을 꺼내며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차를 빼주면서 “경찰에 신고했으니 가지 말라”고 했으나 A씨는 칼을 보여주며 “죽을래?”라고 말하며 현장을 벗어났다.
A씨는 차를 몰고 현장을 떠난 뒤 압구정로데오거리에 람보르기니를 세워두고 달아났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약 3시간 뒤인 오후 7시40분께 신사동에 있는 음식점 앞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A씨에게 마약을 투약한 경위를 캐묻고 있지만 그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씨는 “흉기를 차에 두고 다니다가 상대방이 시비를 걸자 스스로 보호하는 차원에서 갖고 내린 것”이라며 휘두를 생각은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또 그는 현재 별다른 직업이 없는 상태다. 람보르기니는 캐피털 업체 소유의 리스 차량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