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가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부동산과 가계소득, 고용 동향 통계 수치를 조작했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두고 “배후와 몸통을 찾아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 야당의 공세 대상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페이스북에서 “국가의 이름을 빌려 행해진 문재인 정권의 통계 조작은 반(反)국가적 행위 그 이상의, 국가공동체를 파괴하는 만행으로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울산시장 선거공작과 대통령 선거공작도 모자라 이제는 통계조작까지, 그야말로 문재인 정권은 파렴치한 조작과 공작으로 얼룩진 '속임수 정권'이 아닐 수 없습다”며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엉터리 경제정책의 실패를 감추기 위해 국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가격과 소득, 고용, 분배에 관한 정부 통계를 광범위하게 조작·왜곡했다. '조작주도'로 나라를 멍들게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가 통계는 정책 수립과 국정 운영의 기초가 되는 매우 중요한 자료”라며 “정권차원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통계치를 조작하고 왜곡했다면 이는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범죄가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당시 문 전 대통령이 어디까지 관여했는지도 밝혀내야 할 부분”이라며 사실상 배후로 문 전 대통령을 지목했다. 그는 “당시 통계조작에 가담하고, 배후에서 국기문란 행위를 직간접적으로 지시한 인사들을 끝까지 발본색원해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문 전 대통령도 국민 앞에 그 진실을 소상히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 역시 이날 SNS를 통해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 둘 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가격이 폭등했지만 노무현 정부는 통계로 장난치지 않았다”며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 정부가 아니다. DNA가 다르다”고 비난했다.
하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상대적으로 부동산원 통계와 민간 통계의 격차가 컸던 점을 짚으면서 “이건 통계 오차인가? 조작 아니고 설명이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감사원장 출신의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일자리를 늘리려는 노력은 안하고 뒤로는 말 안듣는 통계청장을 자르고, 협박까지 해가며 통계를 조작하여 국민을 기망했다”며 “통계가 조작됐으니, 백가지 정책도 소용이 없는 거짓과 위선의 악순환이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통계조작에 나섰던 책임자들은 앞으로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통해 서민들이 흘렸던 눈물의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해야 한다”며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