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뷔 2년 차 ‘무명’ 김찬우(24)가 화끈한 버디 쇼를 펼친 끝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찬우는 17일 전남 영암의 코스모스 링스(파72)에서 열린 KPGA 투어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총상금 5억 2500만 원) 최종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로 8언더파 64타를 쳤다. 이틀 합계 12언더파 132타를 적어낸 김찬우는 이성호와 전가람, 정윤(미국)을 1타 차로 제치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궜다.
이번 대회는 악천후로 파행을 거듭한 끝에 36홀(기존 72홀)로 우승자를 가렸다. 2라운드가 예정됐던 15일에 많은 비로 코스가 잠겨 단 한 명도 티오프를 하지 못했는데 전날도 악천후가 이어져 끝내 36홀로 줄었다.
KPGA 투어에서 대회가 36홀로 치러진 것은 1989년 포카리스웨트 오픈 이후 34년 만이다. 36홀 대회는 1983년 부산 오픈을 포함해 이번이 세 번째다. 대회가 36홀로 축소되면서 총상금의 75%만 선수들에게 지급됐다. 우승 상금도 1억 500만 원이 됐다.
지난해 KPGA 투어에 데뷔한 김찬우는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다. 지난해 상금 랭킹 79위에 그쳐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치러 이번 시즌에 나선 그는 앞서 출전한 10개 대회에서 단 한 번도 톱 10에 진입하지 못했다. 벌어 들인 상금도 3076만 원에 불과해 시드 확보를 낙관하지 못할 처지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3타 열세를 뒤집는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완성하면서 무명 설움을 제대로 씻었다. 2년 시드도 확보했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김찬우는 이날 8타를 줄이는 집중력을 보였다. 특히 후반에만 버디 6개를 몰아쳤다. 1~3번 세 홀 연속 버디를 솎아내더니, 5번(파3)과 6번 홀(파4) 연속 버디에 이어 8번 홀(파5)에서 칩인 버디를 성공시켜 끝내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기다린 끝에 우승을 확정한 김찬우는 “시드 유지가 목표였는데 이제 2승, 3승을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겠다”고 했다.
2라운드에 나란히 6타를 줄인 이성호와 전가람이 정윤(미국)과 함께 공동 2위(11언더파)에 오른 가운데 문경준과 이수민이 공동 5위(10언더파)로 뒤를 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최진호는 공동 14위(7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