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과학 '핫페이퍼' 수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핫페이퍼는 발표와 함께 주목받는 논문을 말한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과학기술정보연구소(ISTIC)는 지난 20일 펴낸 '중국 과학기술 논문 통계 데이터'에서 지난 7월까지 중국 과학자들이 1천929편의 핫페이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는 1천592편을 기록한 미국을 앞서는 수준으로, 중국이 처음 세계 1위 핫페이퍼 생산국이 됐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핫페이퍼 수는 해당 기간 세계에서 발표된 전체 핫페이퍼의 46%를 차지한다. 미국에 이어 영국, 독일, 호주가 3~5위에 올랐다.
중국은 또한 농업과학, 화학, 컴퓨터과학, 공학, 재료과학, 수학 등 6개 분야에서 국제 학술지 피인용 횟수 1위에 올랐다. 이중 수학 분야 1위는 작년과 비교해 얻은 새로운 성취다.
핫페이퍼는 2년 내 발행된 논문 중 분야별로 세계 저명 학술지에 피인용 횟수가 두 달간 상위 0.1% 이내에 든 영향력 있는 논문을 가리킨다. 논문이 발표되면 2∼4년이 지나서야 피인용에서 정점을 찍는 게 일반적이지만, 핫페이퍼는 발표와 동시에 높은 관심을 받으면서 빠르고 광범위하게 인용된다.
이러한 이유로 핫페이퍼는 현재 이목이 쏠리는 연구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분자생물학이나 재료과학 등 빠르게 진화하는 분야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중국과학기술정보연구소는 1987년부터 중국 과학자들이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 대한 통계를 내왔다. 그러면서 "중국의 핵심 과학·기술 학술지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높은 수준의 논문을 유치하는 능력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과학저널 네이처 등의 조사에서도 중국 과학 논문의 커진 영향력이 드러난 바 있다. 네이처가 지난 6월 발표한 '네이처 인덱스'는 지난해 중국이 셀, 네이처, 사이언스,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등 자연과학 분야의 세계 최고 82개 저널에 발표된 논문들에서 미국을 처음으로 제치고 최대 기여국이 됐다.
네이처 인덱스는 발표된 논문별 참여 저자의 국적 비율을 고려한다. 한 논문에 참여한 저자가 모두 중국에 기반하고 있다면 중국의 '점유율'(share)은 1이 된다. 이런 식으로 계산한 결과 지난해 중국의 점유율은 1만9천373, 미국은 1만7천610이었다.
일본의 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일본과학기술정책연구소(NISTEP)는 세계 상위 1% 피인용 과학기술 논문에서 중국이 2018∼2020년에 이어 2019~2021년에도 미국을 제치고 1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