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소비 심리가 잔뜩 움츠러든 상황에서도 사상 최초로 분기 매출 8조 원 고지에 올라섰다.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첫 연간 기준 흑자도 사실상 달성했다. 로켓배송·로켓그로스 등 핵심 사업과 대만·쿠팡이츠·쿠팡페이 등 신 사업 모두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4분기 이후 실적에도 상당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쿠팡은 3분기 매출이 8조 1028억 원(61억 8355만 달러·분기 평균 환율 1310.39원)을 기록했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했다. 작년 4분기 7조 원을 돌파한 지 3분기 만에 8조 원을 달성한 것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8%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1146억 원(8748만 달러)으로 지난해 1037억 원(7742만 달러)보다 11% 올랐다. 작년 3분기 흑자전환한 이후 올해 3분기까지 5분기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4분기가 전통적인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이변이 없는 한 4분기를 포함한 연간 기준으로 흑자 달성이 유력시된다는 업계의 중론이다. 쿠팡의 연간 흑자 달성은 올해가 처음이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수준인 1196억 원(9130만달러)으로 집계됐다. 원화로 보면 2% 하락했고 달러 기준으로는 1% 늘었다.
쿠팡의 사상 최대 실적은 핵심 사업이 앞에서 끌고 신 사업이 뒤에서 밀었다. 핵심 부문인 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 매출은 7조 8178억 원(59억 6602만 달러)으로 18% 증가했다. 신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41% 늘어난 2850억 원(2억 1752만 달러)를 기록했다. 쿠팡이 성장 사업이라고 일컫는 신 사업에는 대만·쿠팡이츠·쿠팡페이 사업 등이 포함된다. 창업자인 쿠팡Inc 의장은 컨퍼런스콜에서 “다년간의 독보적인 투자와 고객 경험, 운영 탁월성 확보에 집중한 결과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4분기 이후 실적에 더욱 큰 기대를 나타냈다. 그 근거로 활성 고객(기간 내 한번 이상 구매한 사람)과 1인당 지출액 증가세와 성장 사업 성장세를 들었다. 3분기 쿠팡의 활성 고객은 2042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 늘어났다. 활성 고객 1인당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7% 증가한 39만 7040원(303달러)이었다. 작년에 대만에 선보인 쿠팡 애플리케이션은 올해 2분기부터 쇼핑 부문 다운로드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 의장은 “우리의 활성 고객은 이제 2000만 명이고 여전히 전체 유통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한 자릿수”라며 “로켓배송과 로켓그로스 등를 통한 상품 확대로 고객 수와 고객의 지출액 측면에서 더 높은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로켓배송 출시 첫 해보다 대만 로켓배송 론칭 첫 해 성장 속도가 더 빠르다”며 “현재 추세대로라면 쿠팡 애플리케이션은 올해 대만 시장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쿠팡의 지향점과 관련해서는 “쿠팡은 소비재 회사나 배송회사, 유통회사가 아니라 고객의 일상에 ‘와우’를 선사하기 위해 양자택일 구조를 타파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