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주가 일제히 치솟자 게임 상장지수펀드(ETF) 5종도 날아올랐다. 게임사들이 다수의 신작 출시를 앞둔 가운데 2021년 이후 수년간 조정을 거친 만큼 저가 매수세가 몰리는 모습이다.
금융 당국이 공매도 전격 금지를 시행한 지 사흘째인 8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게임 관련 ETF 5종은 평균 6.47% 상승했다. ‘TIGER K게임 ETF’가 8.27% 올라 레버리지 포함 전체 ETF 수익률 1위에 이름을 올렸고 ‘KB STAR 게임 테마(6.88%)’ ‘KODEX 게임산업(6.01%)’ ‘HANARO Fn K-게임(5.88%)’ 등의 수익률이 뒤를 이었다. 이날 수익률 상위 1~5위는 모두 게임 관련 ETF가 차지했다.
게임주들은 2021년 말 이후 2년 여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코로나19 팬데믹 효과로 수혜를 누렸지만 2021년 4분기를 정점으로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2차전지를 필두로 한 상반기 상승장 속에서도 주목받지 못하면서 관련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20% 전후로 부진하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네오위즈 등 대형사 위주로 글로벌 흥행작이 나오며 시장의 기대감이 커져 반등을 시도 중이다.
이달 들어 순자산도 다시 증가 추세로 전환했다. 2020년 말 800억 원이었던 게임 ETF 전체 순자산은 2021년 말 1652억 원까지 늘어났지만 올해 10월 말에는 901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11월 들어 매수세가 몰리며 7일 기준 972억 원까지 다시 늘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이날 반등을 기점으로 게임주의 긍정적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259960)이 매출 성장과 이익 서프라이즈를 동시에 달성한 깔끔한 호실적을 보여주면서 게임주 투심 전환의 기점이 될 수 있다”며 “18개월 내 출시 예정인 대작 라인업으로 그간의 공백 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오일머니가 풍부한 중동 게임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도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게임산업 육성을 위해 40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자체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는 중국이 한국 게임의 규제 완화에 나설 가능성도 게임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 산업이 높은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멘텀이 다시 한 번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