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금융특구에서 한국과 영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들과 환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우리 측 재계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다.영국 측에서도 암(ARM)·롤스로이스·스탠다드차타드 등 간판 기업 경영자들이 동참해 양국 간 경제 협력 강화의 초석을 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런던금융특구의 명소인 ‘맨션하우스’에서 열린 ‘한영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했다. 포럼에는 양국 경제인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영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날 비즈니스포럼을 계기로 31건의 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방산·원전·청정에너지·금융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고(故) 정주영 현대 회장이 영국에서 500원짜리 지폐를 내밀며 조선소를 건설할 수 있는 자금을 유치한 이야기를 언급하며 “영국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든든한 조력자였다”고 평가했다. 또한 “영국 기술자들은 우리의 고리 원전 1호기 건설 당시 참여한 바 있다”며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 설계 기업 ARM은 지식재산권(IP) 활용을 무상 지원해 한국 반도체 산업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하지 못할 일이 없다”며 “한영 정부와 기업이 미래 세계의 자유와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포럼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이번 윤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한 경제인들은 전날 영국 국왕인 찰스 3세 주최로 버킹엄궁 ‘볼룸’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도 초청을 받았다. 찰스 3세는 만찬사에서 윤동주 시인의 시를 인용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찰스 3세는 “한국이 어리둥절할 정도로 빠른 변화를 겪고 있는 그 와중에도 자아감을 보존하고 있음은 한국의 해방 직전에 불행히도 작고하신 시인 윤동주가 예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며 시구절을 읊은 배경을 소개했다. 이어 “전후의 참담한 상황을 딛고 일어난 대한민국 국민들은 기적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힌편 찰스 3세 국왕은 걸그룹 블랙핑크에게 대영제국훈장(MBE)을 수여했다. 영국이 의장국을 수임한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홍보대사로 활동한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윤 대통령은 이날 버킹엄 궁에서 열린 수훈식에 참석해 블랙핑크의 훈장 수여를 축하했다. 윤 대통령은 “블랙핑크가 전 지구적 아젠다를 위해 노력해온 점이 인상적이다”라며 “국익 제고를 위해 큰 역할을 해온 블랙핑크가 앞으로도 좋은 활동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