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금 관련 투자 수요가 늘어나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금 채굴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등장했다.
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은 이르면 이달 말 미국 시장에 상장된 금 채굴 기업에 투자하는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 ETF’를 상장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글로벌 금 채굴 기업 ETF가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상품은 뉴욕 증시에 상장된 미국·캐나다·호주 등 글로벌 기업 중 금 채굴 관련 매출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을 편입했다. 미국 금 채굴 대표 ETF인 ‘반에크 골드 마이너스 ETF(티커 GDX)’의 기초지수인 ‘NYSE 아크라 골드 마이너스 지수’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세계 최대 금광 기업인 뉴몬트를 6일 기준 13.83% 담고 있으며 배릭골드(8.96%), 애그니코이글마인스(7.66%) 등도 비중 있게 편입한다.
NH아문디운용이 금 채굴 ETF를 내놓는 것은 최근 금값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금광 기업까지 수혜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금 가격이 오를 때 금을 채굴하는 금광 기업이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경향을 보인다. 채굴 기업은 광산 하나를 개발하는 데 천문학적인 고정비가 드는 반면 변동비 비율은 낮은 편이라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매출 증가액 대부분이 이익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금리 정점 기대감이 커진 10월 이후 미국에서 거래되는 금 현물 가격은 9.7% 올랐지만 금 채굴 ETF인 GDX는 13.04% 상승했다. 다만 반대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할 때는 채굴 기업 주가가 더 빨리 하락할 수 있다.
금융투자 업계 전문가들은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채굴 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ETF가 금 투자 수단을 다양화하는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금 관련 ETF는 6종뿐이다. 이마저도 5개는 금 선물 관련 ETF고 나머지 1개는 현물 상품이다. 지난달 KRX 금시장의 월간 거래량이 1222.8㎏로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커졌지만 투자 상품의 종류는 제한적인 셈이다.
김현빈 NH아문디운용 ETF투자본부장은 “금 가격은 실질금리, 달러 가치 등과 반대로 움직여 글로벌 금 채굴 기업의 주가도 금리 하락 구간에서 상승하는 흐름을 보인다”며 “중국 및 신흥국의 외환보유액 조정 목적 금 매수 수요도 추후 더 높아질 수밖에 없어 금 채굴 기업 관련 투자는 내년에도 매력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