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친 '13세 아들' 성폭행하고 "애가 유혹"…90대 노모에도 손 뻗치고 한 말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




여자친구의 미성년 아들에 이어 90대 노모까지 성폭행한 60대 남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그는 평소 봉사 활동에 앞장 서고 주변 사람들을 잘 도와 이웃들로부터 ‘키다리 아저씨’로 불려 더 큰 충격을 안겼다.



지난 16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는 두 얼굴을 가진 60대 후반 남성 김모씨의 짐승만도 못한 범행이 공개됐다.

김씨는 2017년 A씨와 교제를 시작했다. A씨는 이혼 후 친정어머니와 딸, 아들을 돌보며 살고 있었다고 한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웠던 A씨는 생계가 곤궁해지자 돈을 벌러 미국으로 떠났고 이때 김씨가 먼저 A씨의 노모와 아이들을 돌봐주겠다고 나섰다.

그러던 중 지난해 여름 A씨의 딸이 김씨를 성폭행 혐의로 신고했다. 김씨가 당시 13세였던 A씨의 아들 B군을 2년 넘게 10차례 이상 성폭행했기 때문이다. B군은 평소 김씨를 아빠처럼 따르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B군보다 열 살 많은 누나는 활발했던 성격의 동생이 중학생이 되면서 눈에 띄게 어두워진 모습에서 이상함을 느꼈다고 한다. 이후 휴대전화에서 '동성애' 관련 내용을 발견해 그를 추궁한 끝에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됐다.

알고 보니 김씨가 B군을 가족탕, 무인 모텔, 차 안 등에서 성폭행한 뒤 과자나 현금 몇 푼을 주며 "남자끼리 비밀이니 엄마나 누나에겐 절대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가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용서할 수 없다"고 분노하자 김씨는 "내가 미쳤었다. 내가 죽일 놈"이라며 범행을 순순히 인정했다. 그렇지만 경찰 진술에서는 “B군이 먼저 자신을 유혹해 이에 응했을 뿐”이라고 말을 바꿨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



실제로 김씨와 B군이 나눈 메시지에서는 B군이 먼저 "아저씨 보고 싶어", "내일 만나요" 등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와 연락이 끊어지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는 B군은 "저를 챙겨주려는 모습이 보여서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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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의 범행을 2년이나 말하지 못한 이유도 설명했다. B군은 자신으로 인해 관계가 서먹해질까 두려웠다고 한다. 당시 B군은 부친의 부재로 의지할 데가 없었던 시기였다. A씨에 따르면 B군은 길거리에서 함께 있는 ‘아버지와 아들’만 보게 돼도 물끄러미 지켜보는 등 안타까운 모습이었다고 한다.

전문가는 “이 사건은 그루밍과 친족 성폭행을 섞어놓은 양상이다. 그루밍 가해자는 절대 아무나 타겟으로 정하지 않는다. 안정한 표적을 찾는다”며 “주변에 사람이 없고 폭로해도 믿어주지 않거나 폭로 대상이 없는 아이를 삼는다. 가해자의 입장에서 아이는 훌륭한 표적이다. 안타까운 건 아이가 폭로할 사람이 주변에 없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후 학교를 자퇴한 B군은 "이 일로 우울증과 조울증이 왔다. 신체적으로는 치질(에 걸렸고), 잠들기도 어렵고 잠에 든다고 해도 그 행위가 악몽으로 나온다"며 "가장 힘든 건 제가 유혹했다고 하는 점이다. 본인이 먼저 그렇게 저한테 행위를 해놓고 뻔뻔하게 제 탓으로 돌리는 게 당황스럽다"고 분개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


김씨의 파렴치한 범행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A씨의 90대 노모를 성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변을 보지 못하는 노모를 손으로 도와주다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A씨는 "나도 모르게 항문에 한 번 하다가 놀라서 그만뒀다"고 주장했다. 그는 A씨와 통화에서는 범행을 인정했으나 경찰 조사에서 또 말을 바꿨고 노모가 숨져 기소되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한 지 1년6개월이 흐른 뒤 불구속 상태에서 김씨의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김씨가 장소 물색 등 충분한 사전 계획을 세운 뒤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김씨는 취재진에 "내가 그 가족 때문에 억울하다. 너무 기가 찬다. 법정에서 누가 믿든 안 믿든 내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100% 처벌을 달게 받겠다. 다만 터무니없이 부풀렸다는지 그런 건 인정할 수 없다"며 “애 핑계로 뭐 덤터기 씌우기도 싫고 어른이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그냥 있는 사실 그대로만 밝혀지면 합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김씨를 구속 수사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렇게 하는 편이 증거 확보에 더 용이했을 것이란 의견이다. 실제로 김씨는 수사 초반 휴대전화가 고장났다며 제출하지 않았다.

이어 “이 사건은 최초단계가 중요했다. 폭행 협박에 이르지 않아도 위력 정도에 이를 수 있다. 나이가 어려서 피해자라고 인식 못 하니 사실관계가 왜곡될 수 있다. 아이가 말하지 못한 걸 잘 상담했으면 위력 정도는 밝힐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 전문가는 “’성적 이상성’이라는 건 얼마나 일반적인 성행위에서 일탈된 행위를 하는 지(로 결정된)다. 동의 되지 않은 가학적인 고통을 유발하는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이분은 많이 벗어나 있다”며 “또한 인지적 왜곡 부분. 자기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 때문이라고 원인을 돌리고 있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도 유사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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