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선이 가장 큰 문제죠. 물론 보좌진들이 잘해야 하지만, 명령을 내리는 것은 결국 대통령 아닙니까.”
지난해 12월 29일 광주송정역에서 만난 50대 택시기사 유 모 씨에게 정부 여당에 대한 평가를 묻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의 심장’으로 평가받는 광주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반면 호남 지지 기반이지만 야권 표를 갉아먹는 ‘이낙연 신당’과 젊은 정치인 ‘이준석 신당’ 등 제3지대에 대한 관심과 호감은 떨어지는 것으로 감지됐다.
광주 서구의 신도심에서 만난 시민들은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한 의구심을 보이면서도 ‘타협이 가능한 차선’이라고 평가했다. 50대 박 모 씨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겨냥해 “시끌시끌한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히 입장을 밝혔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에는 한동훈이나 이준석처럼 언론 플레이에 능한 사람은 결국 이 대표밖에 없다보니 현재로서는 지금의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전북 김제시에 거주 중인 30대 농업인 허 모 씨도 “일본에 대한 저자세 등 윤석열 정부의 폐단을 자주 접하면서 국민의힘보다 현재의 민주당을 지지하게 됐다”며 “아무래도 청년에 대한 지원도 국민의힘보다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남 출신 ‘민주당 수장’을 역임했던 이낙연 전 대표의 창당에 대해서는 부정적 여론이 우세했다. 세가 분산돼 자칫 총선에서 야권의 참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보인다. 광주 북구에서 만난 한 80대 남성은 “누릴 것은 다 누리고 나서 이제야 (신당을) 들고 나온 것 아니냐”며 “고춧가루를 뿌리는 격”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전주에 거주하는 한 40대 여성은 “주변에서는 반기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20대 대선 당시 ‘서진 정책’을 추진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여론도 다소 엇갈렸다. 전주에 거주 중인 40대 김 모 씨는 이 전 대표에 대해 “필요할 때 찾아오기만 하고, 그게 전부”라며 “이낙연 전 대표도 전북에 대한 인식은 여당과 비슷한 것 같다”고 냉소를 보냈다. 광주 금남로에서 만난 60대 김 모 씨는 “젊은층에서는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평가가 괜찮은 것 같다”며 “소신이 있어 창당한다는 것 아닌가. 깨끗한 사람이라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