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항로에서 미 해군과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직접 교전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이란 해군이 구축함을 홍해에 파견하면서 이 지역을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후티 반군을 효과적으로 진압함으로써 전 세계 무역량의 12%가 오가는 중요한 항로인 홍해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미국의 목표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란 타스님뉴스는 1일(현지 시간) 이란 해군 94함대 소속의 1550톤급 구축함 알보르즈호가 예멘 근해 바브알만데브해협을 통과해 홍해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알보르즈호가 바브알만데브해협을 통과한 정확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알리 아카바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 후티 반군 대변인을 만나 ‘시온주의 침략에 맞서는 용감한 행동’을 치하한 가운데 이란이 홍해에 전함을 보냈다”고 전했다.
타스님뉴스는 이란 해군이 해적 행위 감시와 기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2009년부터 홍해에서 작전을 수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일상적 작전이라는 취지지만 공교롭게도 홍해에 진입한 시점이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으로 주변 지역의 불안이 고조된 상황이라는 점이 이목을 끈다. 전날 후티 반군이 컨테이너선을 공격하자 미군이 군사적으로 대응하면서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홍해에서 교전이 발생해 반군 10명이 사망하고 고속단정 3척이 침몰하는 등 긴장이 최고조인 때에 이뤄졌다는 점이 그러하다. 경우에 따라 안보 작전을 펴는 미군과 예멘 반군에 협력하는 이란 해군이 홍해에서 근접 조우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는 셈이다.
후티 반군은 가자지구 전쟁 이후 하마스를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20여 차례 위협·공격하고 있다. 이에 미군은 다국적 함대를 꾸려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