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새해 인사

나태주


글쎄, 해님과 달님을 삼백예순다섯 개나

공짜로 받았지 뭡니까



그 위에 수없이 많은 별빛과 새소리와 구름과

그리고

꽃과 물소리와 바람과 풀벌레 소리들을

덤으로 받았지 뭡니까

이제, 또 다시 삼백예순다섯 개의



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공짜로 받을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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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에 얼마나 더 많은 좋은 것들을 덤으로

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게 잘 살면 되는 일입니다

그 위에 더 무엇을 바라시겠습니까?





아, 해님과 달님이 공짜였군요. 제가 낸 세금으로 뜨는 줄 알았어요. 별빛과 새소리와 구름도 공짜였군요.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죠. 맨손으로 태어났으면서 세상이 통째로 선물인 걸 자꾸만 잊어요. 본래 내 것이 아닌 걸 움켜쥐고 왜 그리 각박했을까요. 새해엔 아침에 뜨는 해와 저녁에 돋는 달을 보며 ‘선물이다!’ 외쳐야겠어요.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에게 ‘고맙다!’ 외쳐야겠어요. 2024년, 삼백예순다섯 개의 선물상자를 다 함께 열어요.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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