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범인은 반드시 잡는다' 2012년 울산 다방 여주인 살인 미제사건 피의자 붙잡혀

다방 여주인 폭행 후 목 졸라 살해

형사의 끈질긴 집념으로 12년 만에 검거

2012년 당시 살인사건이 발생한 울산시 남구의 다방 건물과 출입문. 사진제공=울산경찰청2012년 당시 살인사건이 발생한 울산시 남구의 다방 건물과 출입문. 사진제공=울산경찰청




다방 여주인을 폭행한 후 목 졸라 살해한 범인이 12년 만에 붙잡혔다.



울산경찰청은 살인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2012년 1월 울산시 남구의 한 다방에 손님으로 들어가 여주인과 대화 중 시비가 돼 홧김에 폭행한 후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시 다방 출입자, 목격자, 전과자 등 관계인 500여명 수사했다. CCTV와 통신기지국 자료 분석, 현장감식 등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했으나,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하지 못해 미제로 남겨졌다. 다방 내부나 다방을 직접 비추는 CCTV가 없었고, 당일 다방을 오갔던 것으로 확인된 손님 중 일부인 9명도 알리바이가 있었던 것이다. 현장에 있던 술잔이나 찻잔 등에는 지문도 제대로 남아있지 않아 유일한 단서는 B씨 손톱 밑에 있던 DNA 시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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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울산경찰은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사건을 인수해 계속 수사를 진행해 왔다.

그러던 중, 사건 당시 확보했던 유전자 증거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본원의 ‘미제 협력 분석실’과 협력해 재감정을 진행했다. 보다 발달된 DNA 증폭 감식기술로 재감정한 결과 2012년 당시에는 확인하지 못했던 유전자 정보의 인적사항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DNA는 2013년 1월 울산시 울주군에서 찻값 문제로 여주인과 다투다가 여주인을 심하게 폭행해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은 남성 A씨와 일치했다.

이후 수사팀은 확보된 피의자 인적사항을 토대로 혐의 입증을 위한 수사에 매진했다. 과거 행적 수사를 위해 사건 관계인 300여 명과 행선지 500여 곳을 탐문 수사, 통신·금융 계좌 분석, 11차례에 걸친 증거물 재감정, 법의학 전문가 대상 감정의뢰, 6개 시도청 공동의 광역범죄분석 등 광범위한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주변인들을 만나기 위해 경기도까지 찾아간 끝에 A씨가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정황을 확인했다. A씨가 사건이 일어나기 전 주변 여관 등을 전전하면서 다른 다방을 자주 찾았는데, 살인 사건 후 발길을 끊었다는 진술 등이 나온 것이다.

경찰은 마침내 지난해 12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경남 양산의 한 여관에서 A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수차례에 걸친 조사에서 유전자 등 증거자료를 제시하고, 범죄분석관(프로파일러) 면담 등을 통해 A씨로부터 범행 사실 일체를 자백받았다.

A씨는 범행 당일 처음으로 해당 다방에 손님으로 갔고, 다방에 들어갔다가 나온 후 다른 손님들이 모두 귀가한 것을 확인하고 다시 다방에 들어가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미궁에 빠졌던 사건을 12년만에 해결했다”며 “사건 송치 이후에도 검찰과 긴밀히 협력해 원활한 공소유지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보강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울산=장지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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