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과 동남아 항공여객 수요가 코로나19 팬데믹 전 수준까지 복구되며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치열한 가격 할인 경쟁을 시작하고 있다. 말그대로 시장 포화 직전 상황으로 타사의 점유율을 뺏고 빼앗기 위해 파격 할인과 멤버십 정책 도입을 통한 고객 이탈을 막는 ‘락인(Lock-in)’ 전략이 속속 나오고 있다.
12일 항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행 여객 숫자는 1938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팬데믹 전인 2018~2019년 2개년 평균 여객(2010만 명) 실적의 97% 수준이다. 2019년에는 일본 불매 운동인 ‘노재팬’이 있었던 해라 2018년 수치도 합산했다. 노재팬 당시 일본 여행 수요가 동남아로 대거 빠져나갔다.
동남아 여행 수요도 팬데믹 전 수준까지 복구됐다. 베트남의 2018~2019년 평균 여객 숫자는 886만 명으로 지난해(874만 명)와 1% 차이만 날 정도로 최근 수요가 올라왔다. 태국도 같은 기간 484만 명에서 지난해 424만 명으로 팬데믹 전의 88%까지 따라왔다.
LCC들의 일본·동남아 노선 성장세가 주춤할 수밖에 없다. 최근 이들 항공사가 잇따라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간편결제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이유다. 제한된 수요로 인한 과열 경쟁에서 시장점유율을 최대한 높이고 단골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주항공은 편도 기준 일본 4만 7600원, 중화권 5만 6800원, 동남아 7만 400원부터 판매하는 ‘찜 특가 항공권’ 행사를 이번 주부터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선착순 133명에 한해 4명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1명의 항공권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경쟁사인 티웨이항공 역시 ‘대한민국 항공대전’이라는 이름으로 일본·동남아 등의 지역 노선에 대해 최대 7만 원까지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재운항을 시작한 이스타항공은 김포~제주 노선을 최저 1만 6900원부터 판매하고 있다.
항공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한된 여행 수요 속에서 LCC들이 수익성 자체는 낮더라도 더 많은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항공권 가격을 다같이 낮추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선 시장점유율을 높인 후 차별화된 서비스로 단골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LCC들은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등을 통해 결제 편의를 높여 재탑승률을 높이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자체 간편결제 ‘스타페이’를 도입했다. 본인 명의의 체크·신용카드를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에 등록하면 이후 항공권 구매 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진에어 역시 지난해 10월 비슷한 방식의 ‘진에어페이’를 시작했다. 티웨이항공은 2019년 ‘티웨이페이’를, 제주항공은 2021년 ‘빠른 결제 시스템’을 각각 도입하며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