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와 물가 둔화 등으로 소비 심리가 두 달 연속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인플레이션도 3.0%까지 내리면서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년 뒤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기대도 점차 확산하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6으로 전월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2월(2.4포인트)에 이어 두 달 연속 올랐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기준값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이달 9~16일 사이에 이뤄졌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 상승률 둔화 지속,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 수출 개선 등 영향으로 소비자심리지수가 두 달 연속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금리수준전망 CSI는 99로 전월보다 8포인트나 급락했다. 지난해 12월(-12포인트)에 이어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 등으로 국내 시중금리가 떨어진 가운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8회 연속 동결하자 향후 금리가 점차 떨어질 것으로 본 셈이다.
물가수준전망 CSI도 143으로 전월보다 3포인트 내렸다. 농산물이나 외식 가격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되면서 3포인트 떨어졌다.
전반적인 물가 둔화 흐름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0%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2월(-0.2%포인트)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0.2%포인트씩 내린 것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22년 3월(2.9%)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가 인식은 3.8%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내렸다. 물가 인식은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 기대인플레이션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나타낸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소비자들이 느끼는 생활물가가 내리면서 장기적으로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보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상반기 주요 물가 상승 요인인 공공요금을 동결하기로 한 것도 물가 안정 기대에 영향을 줬다”고 했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92로 전월보다 1포인트 내렸다.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보다 내릴 것이라는 응답이 더 많은 것이다. 4개월 연속 하락이나 지난해 12월(-9포인트) 대비 하락 폭은 크게 축소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대출 규제 강화, 고금리 지속 등으로 주택 경기가 위축된 영향이 나타나고 있으나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영향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