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터리]지방 살리는 ‘도심융합특구’

우동기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






미국 하버드대 에드워드 글레이저 교수는 ‘도시의 승리’라는 저서에서 도시는 사람을 한곳에 모으고 경제성장을 위한 협력적 생산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준다고 주장한다. 그는 서울의 성공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 많은 인재를 끌어오며 혁신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결국 도시의 성공 요인은 사람이며 창의적 인재들이 모여 혁신이 이뤄진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명제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비수도권으로 이전을 주저하는 핵심 요인으로 ‘필요인력의 원활한 공급(38.8%)’을 꼽았다. 2022년 국토연구원 통계에서는 청년이 지역 정착 시 일자리(33.6%), 교통 편의(27.9%), 주거 비용(25%)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전을 희망하는 청년들은 수도권에 취미·스터디·봉사 등 사회문화적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티가 있는 것을 이전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청년들은 첨단지식산업 일자리와 편리한 교통, 주거, 여가 등 정주 여건이 좋은 판교 같은 지역을 선호하고 인력의 원활한 공급이 필요한 기업들은 쉽게 수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자 KTX·지하철 등 교통 인프라와 문화·상업시설이 갖춰져 있는 지방 대도시 도심에 지방 버전의 판교 테크노밸리인 ‘도심융합특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 5개 지역에 도심융합특구 선도사업지를 선정했고 지방시대위원회는 도심융합특구를 기회발전특구·교육발전특구·문화특구와 함께 지방시대 4대 특구로 중점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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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융합특구에는 용적률·건폐율 등 입지 규제가 파격적으로 완화되고 고밀 복합개발이 가능해져 지방정부들도 도심융합특구를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고자 한다. 지방 도심의 목 좋은 공간에 많은 기업들이 입주하고 젊은이들이 찾는 명소가 되기 위해서는 협업과 융복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1200여 개 기업이 입주해 연간 158조 원의 매출을 거두고 있는 판교 테크노밸리의 성공에는 ‘협업과 융복합’이 뒷받침됐다. 맞춤형 단지 설계와 업종 집적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 연구개발(R&D)과 문화예술 공연이 어우러진 복합 공간 형성, 판교특별회계 운영을 통한 개발이익금의 기업 지원 등 지속적인 협업과 체계적인 사후 관리가 어우러져 최적화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우리 위원회는 이러한 판교의 노하우를 관계부처 및 지방정부와 공유하며 각종 기업 지원 프로그램과 특구사업이 도심융합특구와 함께 최대한 중첩 지원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방정부도 각각의 지역 특색을 살리면서 창의적인 인재를 불러 모을 수 있는 핵심 콘텐츠들을 구상하고 있다. 서울과 판교의 성공이 지방 거점도시에도 이어져 청년들이 일하고 즐기며 삶의 터전으로 정착하는 ‘지방 도시의 승리’를 기대해본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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