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5곳의 지난해 4분기 합산 영업 손실이 3000억 원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며 충당금을 쌓으면서다. 다만 올해에는 완만한 금리 하락, PF 손실 축소로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5일 신한투자증권은 25일 미래에셋증권(006800), NH투자증권(005940), 한국금융지주(071050), 삼성증권(016360), 키움증권(039490)의 지난해 4분기 합산 영업 손실을 3038억 원으로 추정했다. 지배주주 순손실은 1899억 원으로 내다봤다.
분석 대상 증권사 중 영업 손실이 가장 큰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4분기 영업 손실 3486억 원, 지배주주 순손실은 1700억 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모두 적자 전환이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서 발생한 평가 손실을 반영했다.
키움증권의 손실 규모는 두 번째로 컸다. 지난해 4분기 173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지배주주 순손실은 1825억 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모두 적자 전환이다. 영풍 제지 관련 손실 약 4300억 원을 지난해 4분기에 모두 인식하며 손실 규모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실적 부진 요인은 △금융당국의 보수적 충당금 적립 기조와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에 따른 국내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평가손실 인식 △글로벌 부동산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해외 대체투자 관련 충당금·평가손실 반영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CEO 교체(NH투자증권 제외)에 따른 빅배스 등으로 분석된다.
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 1182억 원(-0.2%), 지배주주 순이익 834억 원(-17.3%)을 추정했다. 시장 컨센서스(순이익 1045억 원) 대비 보수적인 추정치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에 대해 “국내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저가 1조 원 미만으로 추정되는 만큼 관련 손실에서는 자유롭다고 본다”며 “채권 평가손익 규모에 따른 이익 변동성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금융지주는 영업이익 683억 원(-67.9%), 지배주주 순이익 491억 원(-76.9%)으로 추정했다. 시장 컨센서스(순이익 959억 원)의 하향 조정이 예상했다. 국내 부동산 PF 관련 약 1000억 원, 해외 부동산 관련 약 700억 원 수준의 충당금 적립·평가손실 인식이 이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증권은 영업이익 322억 원(-84%), 지배주주 순이익 302억 원(-80%)이 추정했다. 시장 컨센서스(순이익 857억 원) 하향 조정이 예상된다. 국내 부동산 PF 관련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을 예상했다.
임 연구원은 “완만한 금리 하락과 국내외 부동산 대체투자 관련 손실 축소가 예상된다”며 “단 올해에도 작년에 이어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스탠스가 지속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2023년 보수적인 비용처리를 근거로 2024년에는 다소 손실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증권 업종 탑픽으로 메리츠금융지주를 유지하고, 증권업종 차선호주로 키움증권을 제시하며 투자의견은 ‘비중확대’를 유지한다”고 전했다.
2023년 금리 변동성 확대, 국내외 대체투자 관련 손실 등의 기저효과로 2024년 커버리지 증권사 합산 지배주주 순이익은 3조 5000억 원(흑자 전환)으로 큰 폭의 개선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