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연초부터 사장단을 불러 모아 “신기술의 사업화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허 회장은 올해 첫 행보로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를 찾을 만큼 신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룹의 새 먹거리로 점찍은 산업 바이오를 비롯해 그동안 확보한 신기술과 그룹의 사업 역량을 결합할 수 있는 신사업 추진의 가속화를 당부했다.
허 회장은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2024 GS 신사업 공유회’에서 “불황과 저성장을 극복할 열쇠는 신기술이며 GS 사업 역량과 신기술을 결합하는 시도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유회에는 허 회장을 비롯한 GS 계열사 사장단과 신사업 담당 임원 등 70여 명이 참석해 오전 9시부터 늦은 저녁 시간까지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다. 이번 공유회는 지난해 8월 이후 약 5개월 만에 다시 열려 눈길을 끌었다. 허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신사업의 구체적 성과를 주문한 만큼 빠른 속도로 신기술의 사업화를 추진하기 위해 연초부터 사장단을 불러 모았다는 후문이다.
GS는 허 회장 주도로 최근 3년여간 디지털·인공지능(AI), 바이오, 기후변화 등 신사업 분야에 필요한 신기술을 확보해왔다. 허 회장은 올해 새해 첫 행보로 CES 2024를 참관하고 샌프란시스코의 투자 법인 GS퓨처스를 방문하기도 했다.
각 계열사들은 산업 바이오, 순환경제, 전기차(EV) 충전 등 GS가 추진하는 신사업 영역별로 신기술과 GS의 사업 역량을 결합하는 신사업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산업 바이오의 경우 GS가 그동안 축적해온 바이오 신기술 투자가 GS칼텍스 등 기존 사업 역량과 결합해 신사업화에 성공한 사례로 집중 조명됐다. 산업 바이오는 바이오 기술을 활용해 기존 석유화학제품의 대체 물질을 개발하는 분야를 말한다. 정유·화학 등 굴뚝 산업의 비중이 큰 GS 입장에서는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신사업이기도 하다.
GS는 그동안 GS퓨처스 등 투자 법인을 통해 자이모켐·젤토어·데뷰바이오텍 등 실력 있는 바이오테크 기업을 발굴해왔다. GS는 이들의 신물질 개발 기술에 GS가 축적하고 있는 양산 역량을 결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GS칼텍스는 최근 2,3BDO 등 석유화학 대체 물질 상업화에 성공하면서 대형 양산 체제를 갖춰가고 있다.
공유회에서는 3단계의 신사업 추진 전략도 제시됐다. GS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사업 확장’과 ‘사업 초기 육성’ ‘투자와 탐색’ 등 3단계로 구분해 보다 체계적으로 사업화를 추진해나가겠다는 것이다. GS그룹 관계자는 “신사업 공유회는 그룹사의 사장단이 한자리에 모이는 핵심 경영 회의체로 자리 잡았다”며 “올해부터는 상반기와 하반기 각 1회씩 확대 운영하면서 그룹의 신사업화 움직임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