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부산에서 ‘지방시대’를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열고 가덕도신공항 등 3대 숙원 사업과 산업은행 이전, 의료·교육·문화 분야 진흥 방안을 강력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갈수록 심화하는 수도권 과밀을 차단하면서 지역 균형 발전으로 저출생 문제 등도 해결해나가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특히 4·10 총선을 앞두고 ‘부산 특별법’으로 평가받는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을 통해 부산 민심을 잡는 한편 부산을 싱가포르를 뛰어넘는 글로벌 물류·금융 허브 도시로 육성해 국제 경쟁력 강화와 고소득 일자리도 창출해나가려는 포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부산시청에서 진행된 11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서울과 부산의 양극 체제로 ‘천지개벽’ 시킨다는 것은 부산만을 위한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전체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토론회를 통해 부산의 다양한 숙원 사업에 대해 ‘시위를 떠난 화살’이라는 표현에 동의하며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해 “본점을 서울로 한다는 한 줄 규정을 없애거나 부산으로 한다고 고쳐도 되는 것”이라며 “법 개정 전에도 산업은행 부산지점이 영호남을 아우르는 영업 총괄 본부로 기능하게끔 빨리 추진해야 된다”고 말했다. 특히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을 직접 호명하며 “잔소리를 많이 했다. 앞으로 빠르게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가덕도신공항과 북항 재개발 1단계 사업에 대해 윤 대통령은 “화살이 목표를 정확히 맞추려면 시위를 놓고도 목표를 계속 봐야 한다. 10점에 맞을 때까지 눈을 떼지 말고 봐야 한다”고 했다. 앞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가덕도신공항과 부산 북항 개발이 이미 기정사실화됐다는 의미로 “활 시위를 떠난 화살”이라고 답했다.
센텀2지구 개발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판교에 버금가는 부산형 테크노밸리를 구축할 것”이라며 “산업, 주거 문화가 집약되는 고밀도 복합 개발을 통해 도심 역세권의 첨단산업단지를 육성해 창업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단순 개발뿐 아니라 한발 더 나아가 “문화와 산업이 함께 숨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산업단지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이 가진 ‘영화’와 ‘야구’라는 문화 자산을 활용한 개발 사업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낙후된 사직구장과 구덕운동장의 재개발을 중앙 정부가 지원해 부산은 물론 대한민국 스포츠 문화 산업 발전의 근거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산의 상징과도 같은 영화 산업을 지역 문화 발전과 원도심 부흥의 동력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수영, 전포 카페거리 등 영화의 전당과 연계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문화 시장을 열겠다”고 단언했다.
학교와 병원 등 지방 정주 여건 개선에 대해서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어린이병원 건립에 중앙 정부가 지원하겠다”면서 “기존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의 어린이병동을 더 강화하고 많은 의사들이 부산 지역을 떠나지 않도록 소아과 필수의료 체계를 확고하게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교육에 있어서는 “K팝 고등학교, 항만물류고등학교 등 부산에 맞는 특성화 학교 설립을 적극 지원하고 외국 교육기관을 부산에 유치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는 싱가포르를 뛰어넘는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은 반경 100㎞ 이내 첨단산업단지와 기업이 아주 즐비해 있다”며 “금융이나 물류 부분만 잘 보완해주면 첨단산업과 아울러 싱가포르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