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보수 진영의 최대 ‘큰손’인 코크(Koch) 네트워크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헤일리 후보가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유력한 후원자가 지지를 중단하며 그의 대선 캠페인에 빨간불이 켜졌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 보수 정치단체 미국번영을위한행동(AFP)의 에밀리 세이델 대표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직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발송해 “헤일리가 싸움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우리도 마음 깊이 그 노력을 지지한다”면서도 “우리는 우리가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곳에 우리 자원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일리에 대한 지지 의사는 변함 없지만 경선을 위한 추가적인 자금 지출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AFP는 억만장자 기업인 찰스 코크와 그의 형제이자 2019년 사망한 데이비드 코크 형제가 2004년 설립한 보수 정치 단체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보수 정당의 선거 캠페인과 주요 의사 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트럼프가 아닌 헤일리를 경선 후보로 공식 지지하며 그를 ‘트럼프의 대항마’로 급부상하게끔 도왔다. FT는 AFP의 지지 중단 선언에 대해 “트럼프의 승리가 확실시되면서 헤일리의 백악관 입성을 지지했던 고액 기부자들의 지지가 약화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다만 AFP는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로 전환하지는 않았다. AFP는 대선이 아닌 상·하원의 주요 선거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 세이델 대표는 트럼프가 11월 총선에서 패배할 것으로 예상하며 당의 브랜드를 손상시켜 다른 보수 후보들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면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커져 국가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일은 트럼프에 투표하지 않을 수백만 명의 유권자들이 우리가 공유하는 원칙을 발전시킬 상원 및 하원 공화당 후보에게 투표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