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기선 제압을 위한 여야의 공방이 날로 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사천(私薦)’ 논란을 둘러싸고 여야가 상대 당 대표를 고발하는 난타전으로까지 확전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지난 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한 언론사 기자를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민주당이 텃밭으로 분류되는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구를 여성 전략 특구로 지정한 뒤 권향엽 예비후보를 전략공천한 것을 두고 ‘사천’ 의혹을 제기한 한 위원장의 발언과 해당 기사를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고발장 제출 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를 앞두고 횡행하고 있는 허위사실이나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발언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 법률위원장인 김승원 의원은 한동훈 위원장을 겨냥해 “가벼운 입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직격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권 예비후보가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를 보좌하는 민주당 선대위 배우자실 부실장을 지낸 이력을 문제 삼으며 “김혜경 비서를 공천했다”, “‘사천의 끝판왕’을 보여주겠다고 작정한 것 같다” 등으로 비판한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도 민주당 권 예비후보와 이재명 대표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유포) 및 무고로 고발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전주혜 의원은 이같이 밝힌 뒤 “(권 예비후보는 김혜경 씨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거짓 해명을 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이 대표는 배우자에 대한 수행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이를 부인하며 거짓 해명에 동조하는 회견을 했다”며 권 예비후보와 이 대표를 “공범 관계”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서영교 의원은 자신이 권 예비후보와 관련해 말을 바꿨다는 허위 보도를 인용했다며 국민의힘 구자룡 비상대책위원과 전주혜 의원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해당 보도가 사실과 달라 삭제됐다며 “구 후보는 ‘하루 만에 말 바꾼 서영교 의원…실소가 터졌습니다’라고 SNS에 게시했고, 전 의원은 ‘거짓 해명이 드러나자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고 브리핑을 했다”며 “이는 명백한 허위 사실로 선거법 위반이다. 구 후보와 전 의원에게 공식적 사과를 요구하며 법적 책임도 묻겠다”고 말했다.
총선에서 이재명 대표와 직접 맞붙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고발전에 가세했다. 원 전 장관은 인천 계양을 경쟁자인 이재명 대표가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원 전 장관이 지적한 혐의는 그가 재임 시절 양평고속도로 노선을 윤석열 대통령 처가 소유 토지 근처로 변경했다는 취지로 말한 이 대표의 주장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원 전 장관은 6일 페이스북에 “허위사실 유포하고 서초동에 한 번 가나 두 번 가나 상관은 없겠지만, (내가) 국토부 장관 취임하기 전 일어난 일을 내가 ‘확 바꿨다’ 한 것, 나중에 ‘기억 안 난다고 하지는 않겠지요”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양평고속도로를 갑자기 대통령 처가 땅 근처로 확 바꿔버린 원희룡 장관, 무관한 척하지만, 지금까지 책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원 전 장관은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은 자신의 취임 전 결정됐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