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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 전 생산품 판매' 검토…의약품 확보 더 수월해지나

식약처 "제약업계 요청에 착수"

美·유럽 등 선진국선 이미 허용

생산기간 긴 의약품 수혜 기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을 허가받기 전 생산된 의약품에 대해서도 판매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허가된 공정과 동일한 공정으로 생산됐다면 사실상 품질에 차이가 없고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같은 방식으로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생산기간이 긴 의약품을 중심으로 물량 확보가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GMP 허가를 받기 전 생산된 의약품이라도 GMP 허가를 받은 공정과 동일한 공정으로 생산됐다면 판매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업계에서 요구가 있어 최근 검토에 착수했다”며 “다만 아직 검토 초기 단계로 해외 사례 및 제도 등을 살펴볼 계획”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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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적으로 의약품은 품목허가를 받은 뒤 생산된 물량에 대해서만 유통 및 판매가 허용된다. 제조업체는 우선 의약품을 생산·판매하기 위해 실제 시설과 원료, 훈련을 받은 작업자, 상업용 제조공정, 관리 절차 등을 적용해 공정의 성능을 평가하는 ‘초도생산’을 거친다. 이후 초도생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허가당국에 실사를 요청하고 GMP 인증을 받게 된다. 마지막으로 품목허가 절차까지 완료하면 생산품에 대한 판매가 가능해진다.

예외적으로 품목허가를 받기 전 생산된 물량에 대해 판매를 허용하는 물량은 GMP 인증을 위해 시범생산한 물량에 국한된다. 이례적으로 허가 전 물량에 대해 판매를 허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코로나 펜더믹 같은 특수한 경우에만 이뤄졌다. 대표적인 사례로 2021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GMP 인증 전 초도생산한 모더나 백신 243만 5000 회분을 정부 긴급사용승인 하에 공급한 바 있다.

문제는 생산기간이 긴 의약품 등의 경우 초도생산 이후에도 계속 생산이 이뤄지는 만큼 GMP 인증 전 판매할 수 없는 물량이 많았다는 점이다. 특히 입증된 공정과 동일하게 생산된 물량에 대해서도 판매가 불가능 해 제약·바이오 업계는 지난달 식약처와 이뤄진 간담회에서 이 같은 방안을 건의했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주요 국가들에서는 GMP 동일한 공정으로 생산된 물량에 대한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최종 허가된 GMP와 동일한 공정으로 생산된 물량까지 판매가 가능하도록 열어주면 의약품 물량을 보다 많이 확보해 대량 공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제약업체의 품질관리 기술이 개선된 만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제도 변화를 꾀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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