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중구와 성동구 일부가 통합된 서울 중·성동을은 한강벨트의 대표적 ‘스윙보터’로 통한다.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손을 들어줬던 이곳 유권자들은 21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에 더 많은 표를 던져줬다. 하지만 2년 뒤 치러진 대선에서는 19개 동 가운데 18곳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줬다.
쉽사리 표심을 예측하기 어려운 격전지인 만큼 여야 모두 치열한 경쟁을 거쳐 후보를 선발했다. 민주당 후보로 나선 현역 박성준 의원은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의 아들인 정호준 전 의원과의 경선 끝에 공천을 확정 지었다. 지역구 탈환을 노리는 국민의힘에서는 3선의 하태경 의원과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3선의 ‘경제통’ 이혜훈 전 의원이 후보로 낙점됐다.
2일 중구 신당동 백학시장에서 만난 박성준 민주당 후보는 골목길 가게를 일일이 돌며 상인들의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시장 민심은 물가 등 민생경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50대 이모 씨는 “고물가를 비롯해 다들 먹고 살기 어려워지면서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들이 많이 나온다”며 정권심판론에 한 표를 던졌다. 시장에서 만난 60대 여성 전모 씨도 “그래도 이 동네에서는 박 의원이 그동안 잘해온 것 같다”며 “박 의원이 4년 더 일할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변인 출신으로 지역 내 인지도가 높은 박 후보는 중구청사와 중구의회를 현 충무아트센터로 옮겨 신당동 일대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서양호 전 구청장이 추진했다가 김길성 현 구청장이 백지화시킨 사업을 재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혜훈 국민의힘 후보는 신당동 광희문교회를 찾아 동네 어르신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의 손을 맞잡은 70대 이모 씨는 “여당이 기호 2번을 받은 게 너무 아쉽다”며 “이번 총선 싹쓸이를 통해 다음에는 1번을 받아야 하지 않겠냐”며 격려했다. 재개발·재건축 추진단지가 많다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이 후보는 관련 정책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후보의 재개발 공약을 알고 있다는 60대 김모 씨는 “3선을 아무나 하겠느냐”며 “ 신당동과 옥수동 일대 모두 재개발이 걸려있는 만큼 이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이 후보에게 마음이 간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유권자들도 재건축·재개발과 연관된 부동산 공약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재건축·재개발 추진을 대표 공약으로 내건 이 후보에 맞서 박 후보는 1가구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와 남산 고도제한 완화를 공약으로 내놨다. 다만 “민생을 챙겨야 할 국회가 맨날 싸움질만 한다”며 “차라리 그럴 바에는 의원 수를 줄이는 것이 낫다”는 한 70대 주민의 호통처럼 여야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