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4일부터 일명 ‘블랙아웃’이라 불리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돌입한다. 이날부터 실시되는 여론조사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 공표·보도할 수 없어 남은 1주일간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무당층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쏠린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21대 총선 유권자 의식조사’를 보면 무당층 비율이 가장 높은 20대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성향이 약한 만큼 마지막까지 고민하다 투표하는 흐름을 보였다. 21대 총선 당시 조사에서 20대의 29.5%는 투표 1주일 전에야 지지 후보를 정했다고 답해 전 연령층을 통틀어 가장 늦게 후보를 선택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20대의 이러한 경향은 비슷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전망이다.
이에 여야 모두 20대 무당층 표심을 잡기 위해 청년 세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빠 찬스’와 부동산 등의 이슈를 띄우고 있지만 득표율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선거에서는 불공정·부동산 등이 이슈가 됐지만 지금의 청년층은 양당에 모두 실망했기 때문에 집단적으로 한쪽을 지지하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20대의 낮은 투표율도 또 다른 변수다. 서울경제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총선 투표 의향을 질문한 결과 ‘확실히 투표하겠다’는 20대의 응답은 64%에 그치며 전체 평균(86%)을 크게 밑돌았다.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총선에서 드러났듯 20대라고 해서 마냥 진보 정당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20대의 투표 성향이 어느 정당에 유리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