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조미김·초콜릿도 인상 검토…장바구니 부담 커진다

■ 식품업계 15~30% 인상 예고

김 수출액 7.9억 달러 역대 최고

내수 공급물량 부족해 가격폭등

코코아도 올들어 140% 치솟아

원재료 부담에 가격인상 불가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조미김. 연합뉴스.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조미김. 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초콜릿 제품. 연합뉴스.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초콜릿 제품. 연합뉴스.


사과와 배 등 농산물을 중심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불안한 가운데 이번엔 가공식품 업체들이 조미김과 초콜릿 관련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서민들의 물가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와 동원F&B 등 식품 업체들은 조만간 농림축산식품부를 찾아 ‘동원 양반김’ 같은 조미김과 ‘롯데 가나초콜릿’ ‘빈츠’ 등 초콜릿 상품의 가격 인상안을 전달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 조미김과 초콜릿 모두 지금보다 15~30%가량 값을 올려야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김 한 속당 도매가격은 전년 대비 32.2% 상승한 7350원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 도매가격은 지난해 9월부터 7개월 연속 전년 대비 30%대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김 수출이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김 수출액은 전년 대비 22.2% 증가한 7억 9000만 달러(약 1조 600억 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생산량이 30% 급감해 가격이 치솟은 사과와 달리 김 생산량은 평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수출이 증가하면서 국내 공급이 줄었다. 해양수산부가 7월부터 김 양식장 2000㏊를 신규로 개발해 수급 안정을 꾀하겠다고 밝혔지만 물가 불안을 달래기에는 늦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물가 당국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김 양식장을 늘리겠다고 해서 지금 당장 수급이 좋아지는 것이 아닌데 조금 늦은 감이 있다”며 “그렇다고 수출 효자 품목인 김에 대해 수출을 억제하거나 조정하자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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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업체들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2월 기준 김 산지 가격은 ㎏당 평균 1745원으로 1년 전보다 48.0% 급등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조미김 가격은 양반 들기름김 및 올리브김 복합 기획 16팩 상품 1개당 평균 6741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9.6% 오른 상태다.

문제는 앞으로도 공급이 크게 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연간 김 수출량은 2020년 6700만 속에서 지난해 1억 속으로 3년 연속 증가했는데 2020~2023년 연간 김 생산량은 1억 4500만~1억 4800만 속으로 매년 큰 차이가 없었다. 해수부 관계자는 “과잉 공급을 우려해 지금까지는 신규 면허를 사실상 동결해왔다”고 전했다.

초콜릿도 상황이 비슷하다. 주재료인 국제 코코아 가격이 올 들어 두 배 이상 치솟으면서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뉴욕국제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국제 코코아 가격은 올해 5월물 기준 톤당 1만 12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년 전보다 245% 폭등한 수준으로 국제 코코아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140% 넘게 치솟았다. 전 세계 코코아 생산의 60%를 차지하는 가나와 코트디부아르가 올해 코코아 생산량 전망을 각각 기존 대비 23.5%, 33.3%씩 낮춰 가격 상승 요인은 더 커졌다.

식품 업체들은 초콜릿이나 초콜릿이 들어간 과자·케이크 등의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형 식품 업체의 한 관계자는 “코코아 가격이 그간 너무 많이 올랐는데도 계속 참고 있었다”며 “일단 초콜릿은 두 자릿수 상승 폭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조윤진 기자·황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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