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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음부터 심장 강타해야 근본 있는 음악가" 임윤찬이 두 마디에 일곱시간 연습한 이유

임윤찬 데카 데뷔 앨범 '쇼팽: 에튀드' 발매

온라인 기자간담회 열어

심장 강타하는 음악 하는 게 근본있는 음악가

임윤찬 피아니스트 /사진 제공=유니버셜뮤직임윤찬 피아니스트 /사진 제공=유니버셜뮤직




임윤찬 피아니스트 /사진 제공=유니버셜뮤직임윤찬 피아니스트 /사진 제공=유니버셜뮤직


“첫 음을 누를 때 심장을 강타하지 않으면 그건 연습이 아닌 거잖아요. 첫 음인 ‘솔#(샤프)’를 누르는데 심장을 강타하면 다음으로 넘어가고, 다음의 ‘레#’에서 심장을 강타했다면 첫 음과 두 번째 음을 연결해서 연습을 하고, 그 연결된 음이 심장을 강타할 때까지 치는 거죠.”



임윤찬의 피아노가 첫 음부터 관객들의 심장을 전율시키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19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쇼팽의 에튀드 작품 번호 25번의 7 ‘첼로’ 연주와 관련해 “두 마디를 위해 7시간 이상을 연습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윤찬은 세계적인 명문 레이블인 데카(Decca)에서 데뷔 앨범 ‘쇼팽: 에튀드(Chopin: Études)’를 발매한 기념으로 이날 화상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연주를 했을 때 귀로 듣고 ‘연주가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연주가 있고 연주에서 음이 튀자마자 귀가 들을 시간이 없이 심장을 강타하는 음악이 있다”며 “심장을 강타하는 음악을 하는 음악가들이 근본 있는 음악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가 택한 천재들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인데 저같이 평범한 사람은 매일매일 연습하며 진실되게 사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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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은 임윤찬이 데카와 레코딩 전속 계약을 맺고 내는 데뷔 앨범이자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첫 앨범이다. 앨범에는 쇼팽의 에튀드 작품 번호 10번과 25번이 담겼다.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10년간 속에만 가뒀던 용암을 토해내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날 그는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존경하는 음악가인 소프로니츠키를 인용해 ‘진정 위대한 예술은 일곱 겹 갑옷을 입은 뜨거운 용암과도 같다’고 언급했다. 임윤찬은 “쇼팽 에튀드는 너무 어렸을 때부터 연습했던 작품”이라며 “꼭 이 나이에, 이 산을 넘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앨범에 수록된 24개의 곡들을 나누고 한 곡 한 곡마다 심장이 어디 있는지 파악하는 데 중점을 뒀다. 임윤찬은 “호로비츠는 ‘음표 뒤에는 항상 숨겨져 있는 내용이 있는데 해석하는 사람들은 음표 너머에 있는 내용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그 내용을 찾아가는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민도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같은 작품이어도 연주 때마다 전혀 다른 표현을 하기도 한다. 2022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당시의 자신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는 스스로 표현을 할 수 있게 된 것을 꼽았다. 임윤찬은 “에튀드 작품 번호 10번의 2 같은 경우 일본에서 대여섯 번 연주를 했는데 어느 날은 나방이 막 날아다니는 것처럼 쳤다면 어느 날은 흐르는 느낌으로 페달을 10분의 1 정도 밟으면서 치기도 했다”며 “매번 느낌이 다르다”고 전했다. 이어 “반 클라이번 콩쿠르 때는 공부를 하는 힘든 환경에서 딱딱해져 있었던 것 같다”며 “지금은 그때보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 하고 무대 위에서 약간의 여유도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특별한 비법은 없다”며 “그저 공연하는 게 힘들다 하면 ‘힘들구나’ 하면서 공연하고, 새 곡을 익히는 일은 좋아하는 일이기에 힘들지 않게 받아들이고 하는 게 전부”라고 전했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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