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기 평택시 KG모빌리티(KGM) 공장 3라인에 토레스 EVX 차체가 노란색 집게 장치에 매달려 들어왔다. 목표 지점에 도달한 차체는 천천히 움직여 아래에서 대기 중이던 프론트, 리어 엑셀, 배터리와 합체됐다. 자동화된 기계들은 주변 근로자들을 도움을 받아 불과 몇 분 만에 안정적으로 공정을 끝냈다.
뒤따라 들어온 렉스턴 차체는 토레스 EVX와는 달리 바닥이 없는 채로 공정에 들어왔다. 마찬가지로 느린 속도로 움직인 차체는 맞춤형 프레임과 함께 조립됐다. 한 라인에서 모노코크 차종과 바디 온 프레임(프레임 바디) 차종이 혼류 생산된 것이다. 모노코크는 일체형 차체, 프레임 바디는 차체와 프레임이 나뉜 차량을 뜻한다.
KGM은 생산 방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차종을 한곳에서 동시에 만들 수 있는 ‘혼류 생산’ 라인을 새로 구축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까지 한곳에서 혼류 생산되는 것은 국내에서 평택 공장이 처음이다.
정해진 조립3팀 책임 매니저는 “혼류 생산 공사가 끝난 뒤에 가장 변화가 큰 곳”이라며 “해당 과정에서 인력이 6명 투입됐지만 최근 4명 정도로 인력도 줄었다”고 말했다.
KGM은 지난해 10월 혼류 생산을 위한 공사에 착수해 연말에 마무리했다. 2개월간 500억 원가량이 투입된 공사로 3개였던 조립 라인은 2개로 줄었다. 대신 티볼리 에어, 코란도, 토레스에 더해 전기차인 코란도 EV와 토레스 EVX가 생산 차종으로 추가됐다. 3라인에서는 프레임 차종인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칸에 더해 모노코크 차종인 토레스와 토레스 EVX가 생산된다.
혼류 생산의 가장 큰 이점은 양산의 유연성이다. 한 가지 차종에 수요가 급격하게 몰릴 경우 양산 계획을 조정해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박장호 생산본부장은 “최근 통합 공사를 통해 생산 라인의 유연성을 확보해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며 “조립 1라인과 3라인의 균형 등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사로 시간당 생산 대수(JPH)도 22대에서 30대로 늘어났다. 차종별 공법을 일원화해 분리돼 있던 바디와 데크 운반을 동시에 운반할 수 있도록 하는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됐기 때문이다. 전 차종에 대응 가능한 타이어 체결 시스템, 정밀한 전기차 배터리 장착 공법도 도입됐다.
KGM는 내년부터 하이브리드 차량도 생산할 계획이다. 박 본부장은 “이번에 공사가 진행된 조립 라인에서 하이브리드차도 생산 가능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며 “내년에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할 계획이며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