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조선중화 상징 ‘華城’이 디지털로…‘실감 화성’ 체험展

첨단기술로 230여년전 화성 행차 재현

국가유산청·한국전통문화대 공동 개최

21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실감 화성, 디지털로 체험하는 8일간의 왕실 행차’ 전시에서 관계자가 혜경궁 진찬연 콘텐츠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21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실감 화성, 디지털로 체험하는 8일간의 왕실 행차’ 전시에서 관계자가 혜경궁 진찬연 콘텐츠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여년 전 그림이 살아움직인다. 디지털로 체험하는 조선 왕실 행차도다. ‘K컬처’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전통 문화유산의 활용도 한국이 앞서가는 셈이다.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은 한국전통문화대와 함께 국가유산청 출범을 기념해 21일부터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대표적 왕실 회화인 ‘화성원행도(華城園幸圖)’에 가상융합 기술을 활용해 재현한 체험형 디지털 전시 ‘실감 화성(實感 華城), 디지털로 체험하는 8일간의 왕실 행차’를 개최한다.

‘화성원행도’는 1795년(정조 19) 윤2월 9일부터 16일까지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수원 화성행궁에 행차한 것에 대해 그린 기록화다. 대성전 참배, 특별 과거시험 합격자 축하잔치, 어머니 혜경궁의 환갑잔치, 야간 군사 훈련을 비롯해 배로 다리를 놓아 한강을 건너는 행렬의 모습 등 여러 행사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금까지 평면으로만 감상했던 궁중 기록화 ‘화성원행도’에 가상융합기술을 접목해 230여 년 전, 정조대왕의 화성 행차를 마치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체험해 볼 수 있다.

특히 유정민 한국전통문화대 디지털헤리티지학과 교수가 참여해 ‘화성원행도’의 행사 장면에 포함된 건축, 복식, 기물(물품), 궁중공연, 의례 절차 등을 상세히 고증하고, 이를 가상융합 기술을 활용하여 입체감 있는 3차원(3D) 원천데이터와 디지털 콘텐츠로 제작했다.

21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실감 화성, 디지털로 체험하는 8일간의 왕실 행차’ 전시에서 참석자들이 영상화 한 임금의 행렬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21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실감 화성, 디지털로 체험하는 8일간의 왕실 행차’ 전시에서 참석자들이 영상화 한 임금의 행렬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시는 총 4종의 콘텐츠와 2편의 미디어 영상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 혜경궁의 환갑잔치와 정조가 지휘하는 서장대 야간 군사훈련은 증강현실(AR)로 구현됐다. 관람객은 태블릿 컴퓨터를 활용해 전시된 모형이나 그림 위에서 궁중 공연과 훈련과정을 3차원 만화(3D 애니메이션)로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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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 신하들과의 활쏘기 행사와 백성들과 함께한 야간 불꽃놀이는 가상현실(VR)로, 배로 다리를 만들어 한강을 건너는 행렬의 모습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이 통합된 확장현실(XR)로 구현돼 각각 전용 기기 등을 활용해 감상할 수 있다.

미디어 영상으로는 ▲ 한강을 건너기 전 수원 화성행궁에서 출발하는 환궁 행렬의 모습을 담은 미디어 영상과 ▲ 정조의 복식을 고해상도의 3차원 콘텐츠로 재현한 총 2편이 준비돼 있다.

다만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주말의 경우 체험에 대기가 오래 걸릴 수 있으니 주의할 필요는 있을 듯하다.

21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실감 화성, 디지털로 체험하는 8일간의 왕실 행차’ 전시에서 관계자가 당시 정조가 입었던 옷들을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붜 평상복, 제례복, 무장 갑주, 군복 순이다. 연합뉴스21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실감 화성, 디지털로 체험하는 8일간의 왕실 행차’ 전시에서 관계자가 당시 정조가 입었던 옷들을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붜 평상복, 제례복, 무장 갑주, 군복 순이다. 연합뉴스


수원 화성은 정조가 조선의 문화 수준이 ‘조선중화(朝鮮中華)’로 올라섰다고 과시하면서 조성한 신도시다. 만주족 치하의 중국은 중화에서 멀어졌다는 반발심도 있었다. 즉 ‘조선중화’에서 따와 화성(華城)이라는 도시 이름이 붙었다.

진시품을 제작한 한국전통문화대 측은 ‘화성원행도’의 디지털 활용에 5년여의 기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문화재(국가유산)의 활용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한 이유라는 설명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첨단기술과 국가유산이 결합한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하며 우리 국가유산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6월 16일까지.


최수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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