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등의 위험을 피해간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올 1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다. 낮은 금리를 무기로 주택담보대출 상품 경쟁에서 시중은행을 앞서나간 것도 실적 개선의 중요한 원인이 됐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올 1분기 148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 280억 원 순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앞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올 1분기 순이익은 각각 1112억 원, 507억 원으로 같은 기간 9.1%, 388% 증가했다. 인터넷은행 3사 모두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자산 규모가 훨씬 큰 경남은행(1012억 원), 광주은행(733억 원), 전북은행(563억 원) 등 지방은행보다 실적이 좋았다.
이들 인터넷은행이 호실적을 거둔 것은 낮은 금리를 내세워 주담대 등 대출 자산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올 1분기 여신 잔액은 41조 300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29조 3000억 원) 대비 41%가량 증가했으며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같은 기간 각각 11조 9400억 원, 9조 3000억 원에서 14조 7600억 원, 13조 8500억 원으로 늘었다. 아울러 시중은행들이 올해 1분기 부동산 PF 충당금을 쌓고 홍콩H지수 ELS 손실 배상 등으로 이익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혁신 상품으로 고객 기반을 확보한 점도 성장세가 꺾이지 않은 발판이 됐다. 인터넷은행들은 올 1분기 펀드 판매 서비스, 돈나무 키우기 서비스, 평생 무료 환전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고객 편의를 고려한 혁신 상품들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줘 신규 고객을 모으고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산 건전성 관리는 과제로 꼽힌다.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기 때문에 연체율 등의 지표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