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2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저점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4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4만 4119건으로 2021년 10월(4만 8796건)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이날까지 신고된 5월 거래량은 3만 5399건이다. 거래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것을 고려하면 5월 거래량도 4만 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2만 6934건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1월 3만 건을 넘어섰고 3월부터는 2개월 연속 4만 건을 웃돌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4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840건으로 전년 동월(2081건)보다 약 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기는 9218건에서 1만 1673건으로 27%, 인천은 2308건에서 2994건으로 30% 늘어나는 등 수도권이 전국 거래 상승을 견인했다. 비수도권에서는 세종(69%)과 강원(43%), 전북(35%) 등을 위주로 거래량이 증가했다. 특히 서울에서는 마포구(116%), 용산구(109%), 성동구(132%) 등 일명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의 거래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경기에서는 파주(67%)와 과천(58%), 광명(57%)의 거래량 증가가 눈에 띄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신생아 특례대출의 경우 매수 가능 주택 가격이 9억 원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매물을 찾지 못한 수요자가 차라리 경기 인기 지역을 선택한 결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거래량 증가는 시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지난달 셋째 주부터 3주 연속 상승했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값 상승 폭은 지난달 셋째 주 0.02%에서 같은 달 넷째 주 0.03%, 이달 첫째 주 0.05%로 매주 커지고 있다.
거래 절벽에 적체됐던 매물도 소진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 건수는 8만 4827건으로 한 달 전보다 약 0.6% 감소했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들어 집값이 들썩이자 매물을 거두는 집주인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59㎡ 호가는 이달 들어 1000만~5000만 원 오른 15억 원대에 형성돼 있다.
다만 미분양이 쌓인 일부 지방은 여전히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충남(4%)과 부산(6%), 대구(12%)의 4월 아파트 매매 거래는 1년 전보다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부산의 4월 미분양 주택 수는 총 4566가구로 1년 전(3222가구)보다 40% 이상 늘었다. 이달 첫째 주 기준 부산(-0.05%), 대구(-0.08%)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하락 폭이 커진 것으로 집계됐다.